[뉴스핌=이성웅 기자] 최순실씨가 측근들의 이권 다툼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농단 사건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최씨의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최씨는 이씨에게 "차은택 감독(차씨)하고 (이성한) 둘 싸움"이라며 "본인들의 싸움에 내가 등이 터진 것이다. 내가 끼어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라고 말했다.

이성한씨는 이 파일이 지난해 8월께 서울 잠원동 한강변에서 최씨를 만났을 때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미르재단이 최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 직후다.

검찰은 미르재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최씨가 문제를 측근들의 다툼으로 돌리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성한씨는 녹음 이유에 대해 "녹음을 해 둬야 주변 사람들이 저 사실을 알게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씨는 이 녹음파일을 한 언론사 간부에게 전달했고, 이후 검찰에 넘어가 이날 공판에서 증거로 제출됐다. 다만 이씨의 녹음파일이 증거로 인정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이성한씨는 최순실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광고감독 차은택씨에게 떠넘기라고 회유했다고 증언했다.

이성한씨는 "최씨가 '미르재단 책임을 차은택한테 떠넘기면서 이사회를 통해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고 해야 문제가 안 된다'고 회유한 사실이 있느냐"고 검찰이 묻자 "맞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