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제재에 미국 기업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란의 유전 프로젝트 개발에 미국 석유업체들의 참여가 봉쇄될 위기다. 보잉의 항공기 판매 역시 지난주 새로운 제재로 인해 난항을 맞을 것으로 우려되는 등 주요 기업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를 전망이다.
원유 <출처=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미르 호세인 자마니니아 이란 석유부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를 이유로 미국 기업들과 에너지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현지 언론 IRNA와 인터뷰에서 그는 “지금까지 이란은 미국 기업의 투자나 비즈니스에 어떤 제한도 가하지 않았지만 이번 의회의 제재 조치에 따라 석유 가스 프로젝트에 미국 기업들의 참여를 허용할 수 없게 됐다”며 “미국 석유업체들은 이란에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위 산유국인 이란은 해외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해 중장기적으로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시장 입지를 강화하려는 포석을 취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풀리면서 석유가스 업계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의 미국 및 유럽 기업들이 이란 투자에 적극적인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
네덜란드계 로열 더치 셸은 지난해 12월 이란 남부 지역의 유전 및 가스전 개발을 위한 잠정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석유 업계뿐 아니라 보잉도 긴장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새로운 제재로 인한 파장이 항공기 판매 계약에 차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보잉은 지난해 12월 이란과 80대의 항공기 판매 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737 여객기 50대와 777기 30대로 구성된 계약의 규모는 166억달러에 달한다. 항공기 판매 이외에 부품 및 유지 관리 서비스가 계약 내용에 포함됐다.
이번 제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업계 애널리스트 사이에 제기됐다.
산업 컨설팅 업체 틸 그룹의 리처드 애볼라피아 부사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 긴장의 수위를 크게 높였다”며 “이란 역시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별도로 이란 뉴스 매체인 FARS에 따르면 유럽의 항공기 업체 ATR가 이번 주말 이란과 계약 체결 논의를 가질 예정이어서 보잉 측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일 이란의 탄도 미사일 시험을 이유로 13명의 개인 및 12개 단체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가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이란인과 단체들은 미국 금융시스템의 접근이 막히는 한편 미국 기업들과 거래가 차단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