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임기 초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추가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한국의 정치적 위기가 해결되는 즉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지난해 4월2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연례 국제관계포럼 '아산플래넘 2016'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차 석좌는 7일(현지시각)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전문가 증인 자격으로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또다른 ICBM 시험발사나 핵실험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그 목적은 그들의 기술이 진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걸 주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2월과 2009년 5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핵실험을 하는 등 미국 대선 이후 도발을 반복하는 패턴을 보여왔으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로는 지난해 11월 미 대선 직전인 10월 중거리 미사일을 두 차례 시험발사한 뒤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차 석좌는 "역대 자료를 살펴보면 북한은 미국 선거를 겨냥해 도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도발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의 정치적 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친북 성향 진보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 때문에 북한의 계산이 복잡해졌다"며 "북한은 보수 세력에게 '밸러스트'(배의 평형수 등을 의미)'가 될 수 있는 행동들을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일단 한국에서 리더십 위기가 해소되면(혹은 해소되기 이전이라도) 탄도미사일과 핵 실험이 확실히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차 석좌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 등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제재법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에 대한 해운·금융제재의 구멍을 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특히 "수십만명의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김정은 정권에 연간 20억달러의 경화를 송금하고 있다"며 "이를 타겟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를 피해가도록 돕고 있는 외국은행들에게는 김정은과 거래할지 미국과 거래할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중국 은행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