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성현 기자] 나이 서른,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올해 초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30세 이하 청년 인재(30 under 30)’ 명단에 처음으로 중국인의 이름이 등장했다. 벤처투자기관 NewGen Capital 을 설립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업계를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장루(張璐) 창립자가 바로 그 주인공.
장루(張璐) <사진=바이두> |
◆ 톈진대 공부 천재, 스탠포드 재학 중 의료기기회사 창업
1989년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에서 태어난 장루는 학부까지 중국에서 졸업한 의외의 배경을 가지고 있다. 톈진대(天津大學) 재학시절부터 장루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대학교 3학년 때 ‘전국대학생 과학기술 혁신 나노기술 호흡 진단 프로젝트’를 진행, 중국 국가학교과학연구기금을 지원받고 특허도 따낸것.
학부 시절 재료과학공학과 재무관리를 복수전공하면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총 7개 미국 명문대로부터 합격 통지를 받은 장루는 그 중 스탠포드를 택해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석사 과정 중 돋보이는 연구 성과로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는 장루, 하지만 그녀의 목표는 학술연구가 아니었다. 장루는 박사과정 ‘진학’이 아닌 ‘창업’의 길을 택한다.
‘창업의 길’은 대학원 시절부터 시작됐다. 장루는 스탠포드 재료과학공학 석사 과정을 밟던 중 당뇨병 조기 진단 기술에 기반한 ‘IT형 의료기기 회사’ Acetone Inc.를 설립한다. 당시 그녀는 스탠포드 교내 벤처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일한 중국인이었음에도 특허를 바탕으로 벤처팀을 이끌며 많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한다.
2012년, 장루는 회사를 미국 의료기기업체 Boston scientific에 넘기고 유명 벤처투자회사 Fenox Venture Capital로 자리를 옮긴다. Fenox Venture Capital의 투자 파트너로 변신, 20개 프로젝트 투자에 참여하며 투자의 감각을 익힌 것. 그러다 점차 스타트업 투자에 매력을 느낀 장루는 벤처투자기관 NewGen Capital을 직접 창립하기에 이른다.
◆ 벤처투자자 변신, 창업인들의 멘토로 우뚝
2014년, 장루는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기관 NewGen Capital을 설립한다. 시장 주기변화에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창업자들과 상호 교류가 가능한 스타트업 투자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이 창업했던 경험 역시 이 길을 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장루는 ‘창업자를 돕는 것’이 회사 창립의 목표이자 사명임을 강조한다. 그녀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고 판단해도 향후 유망한 사업이라면 계속 주시하고 지원한다”며, “창업자들과 상호 신뢰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NewGen Capital은 지금까지 뉴욕, 시카고, LA 등지에 있는 약 40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주 타깃은 의료, IT, 스마트 하드웨어 등 분야를 다루는 혁신기업이다.
올해 1월 기준, NewGen Capital 가 투자한 기업의 펀딩 총액은 1억8000만달러(약2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NewGen Capital은 실리콘밸리에서 떠오르는 신흥 투자기관으로 주목 받고 있다.
한편, 장루는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탠포드대학 창업프로그램 스타트엑스(StartX) 외 각종 의료업체의 고문 및 멘토도 겸임하고 있다. 유망한 벤처투자자이자 창업자의 멘토로 떠오른 그녀는 SVIEF(실리콘밸리 혁신 및 창업포럼) 해외 투자자 Top20에 선정된 데 이어, 2017년 1월 포브스 30 under 30(30세 이하 젊은 인재 30인)에 중국인 최초로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포브스 30 under 30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2011년부터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30세 이하 청년 인재를 선정해 매년 초 발표하는 30인 명단이다. 선정 분야에는 음악, 체육, 벤처투자, 교육, 과학기술 등 20개 영역이 해당된다. 2017년 1월 발표된 30 under 30 명단에는 스냅챗(Snapchat) 창립자 에반 스피겔, 2016 리우 올림픽 기계체조 4관왕 시몬 바일스,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할리퀸 마고 로비 등이 포함됐다.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