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음성인식 AI 서비스에서도 한판 승부를 준비 중이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전담부서 신설과 외부인재 영입 등 주도권 쟁탈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 누구 VS 기가지니, 음성인식 AI로 맞대결
1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시장에 먼저 진출한 SK텔레콤과 후발주자 KT간 경쟁이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다.
초기 시장은 지난해 9월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NUGU)’를 출시한 SK텔레콤이 먼저 잡았다. 누구는 SK텔레콤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AI 스피커로 일정·날씨 안내, 음악 재생, 위키피디아 음성검색뿐 아니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과의 연동으로 실시간 교통정보는 물론 어린이 콘텐츠, 무드등 기능을 갖추고 있다. 피자, 치킨 등의 음식 주문과 홈사물인터넷(IoT) 가전, 인터넷TV(IPTV) 서비스인 Btv 제어도 가능하다.
누구의 호출 명령어는 '누구야', '팅커벨','레베카', '크리스탈' 등 4가지다.
후발주자 KT는 스피커에 IPTV 셋톱박스 기능을 더한 AI 서비스 ‘기가 지니’로 SK텔레콤 추격에 나섰다.
SK텔레콤 누구보다 5개월가량 늦게 진출했지만 ‘영상 소통’ 서비스로 차별화에 성공하며 가입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가 지니의 가장 큰 특징은 음성 명령에 대한 응답을 TV 화면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일정·음악재생 등의 기능은 누구와 비슷하지만 명령에 대한 대답을 'TV 화면'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다르다.
셋톱박스인 만큼 TV제어는 물론 인터넷전화와 카메라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다. 영상전화나 홈CCTV로도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 서비스와 연동돼 카카오택시를 부르거나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기가 지니의 호출 명령어는 '기가 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다.
◆ 누구 '친구와 대화하듯' VS 기가 지니 '음성+화면으로 소통'
초반 분위기는 시장을 선점한 SK텔레콤이 끌고 가는 모양새다. 누구는 출시 이후 매달 약 1만대 가량의 판매실적을 올리며 성공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누구의 장점으로 '일상 생활에서 친구와 대화하듯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댁 내 와이파이가 있다면 머리 맡이나 부엌 등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두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SK주식회사 C&C가 한국 내 사업권을 확보한 IBM 왓슨(Watson)을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 에이브릴(Aibril)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왓슨은 은행, 병원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어 누구와 결합되면 보다 활용 범위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대화하듯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다"며 "먼저 출시한 만큼 AI 학습도 상당히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의 이같은 선공에도 KT는 기가지니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7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1위 IPTV 올레tv를 기반으로 역전은 시간문제라는 입장이다. 특히 올레tv 이용자라면 셋톱박스 교체만으로도 기가 지니 가입자를 이용할 수 있어 별도로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을 낮췄다.
한편 기가 지니의 단품 가격은 29만9000원이나 올레tv와 함께 이용하면 기기를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다. 임대료는 약정 기간 마다 다르며 1년 약정 시 월 9900원이나 출시 이벤트로 3년 약정 시 월 44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단 약정 이후 기기는 반납해야 한다. 기기를 완전히 소유하려면 할부금을 5년 동안 납부해야 한다.
누구의 정가는 정가는 24만9000원이지만 가격 할인 이벤트를 연장, 14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올레tv를 이용 중이거나 이용 예정일 경우에는 단말 구매 부담이 적은 기가지니가 유리하지만 TV가 없거나 약정 가입에 대한 부담을 갖기 싫은 경우에는 누구가 낫다. 더욱이 기가 지니는 셋톱박스인 만큼 TV 옆에 두고 사용해야 한다.
물론 기가 니 역시 TV 없이 스피커 기능만 사용할 수 있으나 '영상' 서비스를 강조한 만큼 올레tv를 가입하면서 이용하는 것이 효용성이 높다.
KT 관계자는 "기가 지니는 셋톱박스 기능이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은 것"이라며 "무엇보다 시청각 모두를 활용해 소통할 수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