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의 트럼프 랠리가 시들해졌지만 월가 투자은행(IB)들이 강한 낙관론을 제시해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촉발시킨 강세장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의견과 함께 글로벌 증시 전반의 상승 탄력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을 경고하는 시장 전문가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일부 IB들이 적극적인 매수를 권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도이체방크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랠리가 이제 시작 단계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다우존스 지수가 2만 선을 돌파한 것을 포함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주요 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한 촉매제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과 상반되는 의견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최근까지 주가 랠리는 선거 관련 불확실성의 해소에 따른 상승일 뿐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온전하게 반영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기업 수익성 향상과 경제 지표 개선이 이어지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고점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말까지 S&P500 지수가 2600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수가 지난 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에서 13% 추가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빈키 차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펀더멘털 이외에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극단적인 채권 매도 포지션이 주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번지면서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상당히 크다는 판단이다.
업계에 따르면 MSCI 올-컨추리 월드 지수는 지난해 2월 저점 대비 24% 급등했다. 이는 지난 1980년 패턴과 흡사하며, 앞으로 1년 사이 최소한 10~15%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씨티그룹은 밝혔다.
투자 보고서에서 씨티그룹은 기업 수익성 향상과 채권 수익률의 상승, 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 등이 맞물려 글로벌 주요 증시의 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씨티그룹은 정치권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 이외에 최근 불거진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로존 탈퇴)’까지 정치권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섹터별로 금융과 에너지, 산업소재 등이 유망하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미국 하원은 도드-프랭크법을 폐지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수순에 착수했다. 금리 상승 추이와 함께 규제 완화는 금융권 수익성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인프라 투자와 유가 상승이 관련 섹터의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