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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성현 기자] 중국 정부가 출산율을 늘리기 위해 탁아시설 증설 및 배우자 출산휴가 보장 등 강력한 출산 장려 정책을 추진하고 나섰다. 출산을 위한 경제 사회적 장애물을 제거함으로써 2016년 1월 시행에 나선 전면 두자녀 허용(한자녀정책 철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공식 홈페이지에 ‘13차5개년계획 전국계획생육사업발전규획(이하 13∙5 출산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대안이 담겨있다.
<사진=바이두(百度)> |
◆ 두 자녀 정책에도 경제적 이유로 출산 여전히 어려워
2016년 1월, ‘전면 두 자녀 정책’을 본격 실시한 중국은 1년만에 일정 정도의 성과를 달성했다. 2016년 출생인구가 1786만명으로 2000년대 들어 최고치를 기록한 것.
올해 1월, 중국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이하 ‘국가위계위’)는 “2016년 출생인구가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 시기(연간기준)에 비해 140만명 이상 늘어났다”며, “전면 두 자녀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중국 국가위계위에 따르면, 2013년 ‘단독 두 자녀 정책(부부 중 한 명이 외동이면 두 자녀까지 낳도록 허용)’ 시행 이전에는 출생인구 중 ‘둘째 아이’의 비중이 늘 30% 안팎 수준이었다. 2014년 이후 둘째 아이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전면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한 2016년에는 그 비중이 45%를 넘어섰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째 계획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소 암울했다는 사실이다. 전면 두 자녀 정책 시행 1주년을 맞아 중국 전국부녀연합회(全國婦聯)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0세~15세 자녀를 둔 부모 중 절반 이상(53.3%)이 “둘째를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이 낳는 것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는 대도시로 갈수록 심해졌다. 베이징에 사는 리위안(가명)씨는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아이를 낳을 여력이 없다”며,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둘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둘째를 ‘안 낳는’ 것이 아니라, ‘못 낳는’ 현실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전국부녀연합회의 집계에 따르면, 80%의 부모가 둘째 계획 시 공공 서비스 기반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 대상 중 상위 4위를 차지한 항목은 각각 '자녀 취학 및 진학문제' '육아용품 품질' '거주 환경' '아동 의료서비스 편의성’ 순이었다. 또 부모 가운데 70%는 '가정 경제 형편' '신생아 시기 돌봐줄 사람 유무' '부모의 체력' 등을 고려하고 있었다.
전국부련 아동 사업부 천샤오샤(陳曉霞) 부장은 ‘경제적 부담’과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과 같은 문제가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출생률 변화 추이 <출처=중궈찬예신시(中國產業信息)> |
◆ ‘탁아시설 증설’ ’배우자 출산휴가’ 각종 출산장려책 검토
중국은 탁아시설(어린이집) 서비스 기반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중국 국가위계위에 따르면, 0세~3세 영유아를 돌봐주는 탁아시설 보급률이 단 4%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진국 탁아시설이 50%를 충족하고 있는 것에 비할때 한참 뒤쳐진 상황인 것. 현재 중국 영유아의 80%를 조부모들이 돌보는 상황이다.
국무원 중국인구 및 발전연구센터 마리(馬力)주임은 “정책적으로 출산을 장려하는 동시에 관련 기반 시설을 정비해 젊은 부부들의 ‘출산 후 양육 걱정’을 줄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13∙5 출산정책’에서는 부처간 협력을 강화해 ▲산모와 아이의 건강 ▲아이 돌봄 ▲취학 전 아동 및 청소년 교육 ▲사회보장 등을 위한 재원을 합리적으로 배분, 새로 늘어나는 공공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사회적으로 비영리성 부인과∙소아과 병원, 탁아시설 및 유치원 등 기관 설립을 독려하는 방안도 담겨있다. 지역사회에 영유아 돌봄 서비스 기반을 보강하고, 공공시설 및 회사 내 산모와 아이를 위한 시설 마련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모의 출산 휴가, 모유 수유 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보장 등 출산 장려를 위한 제도 개선도 언급됐다. 가임기 여성의 출산을 장려하되, 출산 후 여성의 직장 복귀와 가정과 업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간 출산율이 저조한 지역을 대상으로는 출산 및 양육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보다 종합적인 출산 장려책을 실시할 전망이다.
그밖에 전면 두자녀 정책을 독려하는 지역을 대상으로 재출산(둘째출산) 혹은 고위험군 임산부 진료시설을 개설하겠다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마 주임은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출산율은 저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만일 많은 가정에서 아이를 둘씩 낳기만 한다면, 중국 인구 구조가 합리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국가위계위 추이리(崔麗)주임은 “세금, 사회보장 제도 등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출산장려책 도입을 통해 전면 두 자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가임기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걱정 없이 낳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2005-2016 중국 인구 변화 추이 <출처=중궈찬예신시(中國產業信息)> |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