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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국민면접' 취지는 좋은데, 참을 수 없는 가벼움…누가 누구를 면접하는 거죠?

기사등록 : 2017-02-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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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부터 5일간 SBS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5일간 방송됐다.<사진=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캡처>

[뉴스핌=이현경 기자] ‘대선주자 국민면접’이 시청자에게 대선 후보 검증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시청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장르를 교양이 아닌 예능으로 맞췄다. 최근 정치 관련 예능프로그램인 JTBC ‘썰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대선주자 국민면접’ 역시 이에 뒤지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정치와 대선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다뤘다는 점에서는 호평 받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대한 아쉬움의 소리도 적지않다.

최근 국정농단,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시선은 제대로된 차기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쏠렸다. 이에 지상파에서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대선후보를 검증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BS 1TV ‘대선주자에게 듣다’ MBC ‘대선주자를 검증한다’가 특집으로 편성됐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진중권과 지원자 문재인 <사진=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캡처> 

사실 이 역시 종편방송보다 뒤늦은 출발이었다. 이미 JTBC에서는 ‘썰전’이 신개념 정치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고, 유시민과 전원책의 살벌한 설전이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시청률 8%를 넘나들며 인기를 입증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해하기 쉬운 정치 프로그램이 대중에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썰전’이 인증한 셈이다.

이 기세를 몰아 SBS가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들고 나왔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여타 정치 프로그램과 다르게 ‘기업 압박 면접’의 콘셉트를 뒀다. 면접관도 대중적으로 알려진 방송인 허지웅, 작가 김진명, 철학자 강신주, 비평가 진중권, 전 국회의원 전여옥이 나섰다.

정치 교양 프로그램 '썰전'의 MC김구라, 게스트 이재명 성남 시장, 패널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 <사진=JTBC '썰전' 캡처>

방송이 되기 전 시청자들은 타방송과 다른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방송이 시작되자 시청자들은 도대체 누가 누구를 면접하는 것이냐며 불편해했다. 다양한 직군에 속한 패널들이 모였음에도 면접관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왔다. 배우 김의성은 “거지같은 프로, 누가 누굴 검증해”라며 SNS를 통해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면접관의 자질 논란, 태도 논란에 대해 SBS측은 “현재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없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토론 프로그램이 아닌, 면접형식의 프로그램”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면접관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허지웅의 경우 문재인의 재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저한테 좀 주세요”라며 막무가내식 농담을 던졌다. 실제 면접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지원자에 대한 예의에도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정치 토론 프로그램중 성공한 좋은 예, JTBC ‘썰전’이 대중적인 관심을 얻는 이유는 웃음과 함께 신뢰할 만한 토론자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아주 극명하게 다른 정치적 관점을 갖고 있는 유시민 작가와 전원책 변호사의 대립 구도가 눈길을 끈다. 정치에 대한 기본 지식과 소양, 그리고 경험까지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청자에 공감과 정보 제공을 함께 녹이며 흥미롭게 이끌어간다.

하지만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친근하게 대중에게 접근하려고 했지만 보는 이들의 입장에서 후보들에 대한 성향과 자질, 정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어 면접관들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5회 내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면접관들이 다소 가벼워보인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시청자는 “대통령 후보를 데려왔으면 정책공약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식으로 진행할건지 그에 따라오는 한계점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 아닌가”(mini****), “면접이 아니라 그냥 잡담같다. 검증이 아니다”(aigc****), “무게감이 없다. 면접관들 수준이 한심하다”(jjt5****) 등의 불만을 전했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에 출연한 안희정, 이재명, 유승민, 안철수(위부터 시계방향) <사진=SBS '대선주자 국민면접' 캡처>

이같은 불만 한편으로 새로운 시도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도 적지않았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대통령 지원자들이 내세운 장밋빛 공약 보다는 대선주자가 지금까지 살아 온 흔적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엄격한 도덕적 가치를 실천해 왔는지, 일관되게 공공의 이익에 헌신해 왔는지, 심도 있게 대통령 역량을 연마해 왔는지를 알아보겠다고 했다. 더불어 가족, 반려동물, 취미 등 각 대선주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 부분이 편안하게 후보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역할을 해냈다. 후보에 대한 의외의 면을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다.

‘대선주자 국민면접’은 그간 제대로 검증해내지 못한 대통령 후보들의 자질을 꼼꼼히 알아보고 똑같은 문제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취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의 자질을 리더십, 위기관리, 소통으로 꼽고, 이를 주요 검증 포인트로 삼았다. 또 일정기간 국민들의 질문을 받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접근과 엄격함과 가벼움의 신선한 절충이 시청자들을 온전히 설득시키지 못한 점이 내내 아쉬움을 남긴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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