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 외 다른 대기업 수사에 대해서도 의욕을 나타냈다. 또 18일 이 부회장과 함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정례 브리핑을 갖고 "수사기간이 연장되면, 수사대상 14가지 중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부분을 중심으로 하되,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5시30분께 서울중앙지법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새로운 범죄협의 사실과 추가 수집 증거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며 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심리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총수들이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법원이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순실씨의 독일 페이퍼컴페니, 비덱스포츠 등에 지원한 430여억원을 뇌물로 인정하면서 특검팀은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전까지 삼성에 대한 수사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못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수사기간 연장이 특검으로선 절실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당초 예상됐던 시기보다 이른 지난 1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측에 수사기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대차, SK, CJ, 롯데,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 관련 수사가 대표적인 연장 사유로 포함됐다.
또한 국회에서도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특검 수사기한은 최대 120일로 늘리는 특검법 개정안이 표결될 예정이다.
다만, 특검팀은 아직 수사기간 연장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남은 10여일 동안 기존 수사의 미비점을 보완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상당한 수사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수사기간 만료에 임박해서 처리될 것"이라며 "연장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오는 18일 중으로 구속된 이 부회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또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에 대한 공소장도 수정해야한다.
이 특검보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의 경우 양 재단 등과 관련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으로 기소돼 있다"라며 "향후 검찰과 협의해 공소장을 수정하거나 사건을 병합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5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특검팀은 또 남은기간 동안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도 집중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18일 오전 10시께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한다.
한편, 전날 각하된 청와대 압수수색 관련 행정소송에 대해선 항고를 고려 중이다.
이 특검보는 "특검은 행정법원의 결정문에 나타난 법리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한 후 항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청와대의 임의제출은 고려대상이 아니며 (강제집행 등) 다른 방안도 가능성을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