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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다이어트 시대...SNS, 정리가 필요해

기사등록 : 2017-02-1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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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가상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한 관계
가공 관계 만족 못느끼고 되레 관계 압박감
이직이나 부서이동 때 관계 ‘가지치기’로 SNS 정리
SNS 미이용자 27% “모르는 사람과 연결 불편” 호소

[뉴스핌=이성웅 기자] #홍보업계에 종사하는 김선용(32·서울 동대문구, 가명)씨는 최근 다른 업종으로 이직했다. 그러나 홍보업계에서 일할 당시 맺어놓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친구들만 수백명에 달해 지난 주말동안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었다.

연락처 삭제부터 무분별하게 늘어난 SNS 친구 차단까지, 해야할 일이 산더미 같았다. 김씨는 "평소에 '이것도 다 인맥'이라는 생각에 확장에만 급급했는데, 이제 와보니 이것도(지우는 것도) 일이 된 것 같다"고 투덜거렸다.

최근 SNS 주사용층인 20~30대 사이에서 이른바 '인맥 가지치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NS의 특성상 현실세계에서 친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알 수도 있는 친구' 등의 기능으로 인해 친구가 부지기수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조사한 '2016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NS 이용률은 62.5%. 또 대다수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복수의 SNS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미래창조과학부
 
2015년 조사와 달리 2016년 조사에선 'SNS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항목이 추가됐다. 전체 답변자 6만1000여명 중 SNS를 부정적이라고 생각한 답변자가 3.5%였다. 보통이다는 39.7%였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모르는 사람과 연결되는 것이 불편해서'라고 답변한 이는 10명 중 3명이었다.

이 같은 인식변화가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탈(脫) SNS'나 'SNS 가지치기'다. SNS 가지치기를 경험한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장인들이 경우 김선용씨 처럼 대부분 이직이나 직종을 변경할 때 이뤄졌다. SNS에 모르는 사람이나 업무관계에 있던 사람들의 비중이 늘어나다보니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이다.
게티이미지
 
직장인 이성연(30·경기 의왕시)씨 역시 최근 SNS 가지치기를 단행했다. 그는 "입사 이후 페이스북 친구를 무분별하게 늘렸는데, 사실상 현실세계에선 전혀 모르는 사람도 많고, 모르는 이들이 내 사적 공간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부서를 옮긴 뒤엔 주로 현실 인맥 위주로 친구를 정리했다"라고 전했다.
 
대학생들의 경우 SNS를 활용한 대외활동을 종료한 이후 가지치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 권영서(25·서울 금천구)씨는 대외활동 종료를 계기로 친구를 대거 삭제했다. 그는 "대외활동 유형 중에 SNS 인맥을 활용한 마케터 등이 많은데, 여기에 지원하기 위해 친구를 늘렸다가 감당이 안 돼 가지치기의 필요성을 느꼈다"라며 "계정을 아예 삭제할 순 없어 친구를 차단했지만, 지금도 종종 모르는 이들로부터 친구신청이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박조원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가공의 관계에서 만족감을 못느끼고 관계가 주는 압박감으로부터 오는 피로 때문으로 해석된다"며 "'SNS 피로감'은 초기부터 많이 얘기가 돼 왔는데 이것이 '탈(脫) SNS'나 혹은 '가지치기'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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