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올해 35세인 송혜련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력단절녀'였다. 그는 뉴발란스를 포함해 패션 회사에서 상품 MD로 일했다. 잘 나가던 그도 '워킹 맘'이란 벽과 마주쳤다. 아이 2명을 낳는 동안 패션 회사 경력은 끝났다.
회사 경력은 중단됐지만 아이디어마저 멈춰선 건 아니다. 엄마가 된 후에도 그는 패션을 생각했다. 눈에 들어온 건 기저귀 가방. 패션 센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기저귀 가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청년창업사관학교 도움을 받아 '머스타드 씨드' 회사를 창업했다. 송혜련 대표는 "아빠가 메도 부끄럽지 않은 기저귀 가방을 생각했다"며 "경력이 단절 됐지만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20일 오전 경기도 안산에 있는 중소기업연수원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 제 6기 졸업식이 열렸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만 39세 이하 예비 창업자와 창업한 지 3년을 안 넘은 청년 창업자를 교육하는 곳이다. 사무실 공간과 함께 제품 생산비 등 약 1억원을 지원한다.
임채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 1~5기까지 1215명이 졸업했다"며 "총 7210억원의 매출과 4999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유준희 만드리테크 대표 또한 창업사관학교 도움을 받아 경력을 살렸다. 유준희 대표는 바리스타로 6년간 일했다. 커피머신 찌꺼기를 청소하던 유 대표의 머리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동으로 청소를 하는 기계. 유 대표는 "프랜차이즈 커피점과도 제품 납품 관련 얘기 중"이라고 했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과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청년창업사관학교 제6기 졸업식에 참석하여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청> |
이날 청년 창업자 300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이 중엔 아이디어 하나로 도전한 창업자도 있다. 티엘산업 김창식 대표가 그 중 한 사람이다.
스크린 골프와 스크린 야구가 있다면 스크린 배드민턴도 가능하지 않을까. 창업의 출발점이다. 김창식 대표는 창업사관학교 지원을 받아 배드민턴 셔틀콕 자동발사기인 '다날려'를 개발했다. 자동발사기는 셔틀콕을 상하좌우 및 전후방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 빠르면 오는 7월 스크린 배드민턴을 즐길 수 있다고 김 대표는 귀띔했다.
경력이나 아이디어를 살려 창업했지만 갈 길은 멀다. 시제품을 대량 생산할 채비를 갖춰야 하고 판로도 개척해야 한다. 정부는 창업기업이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표다.
졸업식에 참석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정부는 창업기업에 대한 후속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예산 지원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신산업 분야의 창업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과감하고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