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의 맹공에 시달린 멕시코가 반격에 나섰다. 미국이 멕시코 상품에 대해 관세나 쿼터를 부과할 경우 무역협상에서 발을 빼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미국 일부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맞대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2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파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정부가 관세 부과를 결정할 경우 협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것.
멕시코 페소화 <사진=블룸버그> |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데폰소 구마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미국 측이 자동차에 2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발언을 입밖에 내놓는 순간 무역 협상을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월로 예정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실패하더라도 멕시코에 커다란 재앙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4일 로이터에 따르면 루이스 비데가라이 재무장관 역시 대미 무역과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 현지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는 “미국이 수입 관세를 실시할 경우 일부 미국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멕시코 정부가 미국 재정 정책에 따른 불이익에 철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측은 국경세 도입을 통해 장벽 건설 비용을 전가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지난해 선거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3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멕시코의 미국 수출액은 2940억달러로 파악됐고, 미국의 멕시코 수출 규모는 2310억달러로 나타났다.
양측의 NAFTA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은 세계무역기구(WTO)의 통제 하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경우 양측의 관세가 평균 3%로 제한된다는 것이 멕시코 정치 리스크 자문사인 엠프라의 주장이다. WTO 규정에 근거한 교역이 이뤄질 때 멕시코의 경쟁력이 일정 부분 훼손될 것으로 보이지만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페소화의 하락이 멕시코 수출 업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2년 사이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무려 25% 급락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제조업계 최고경영자들과 모임을 갖고 멕시코와 무역 적자가 영속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NAFTA가 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멕시코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6월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