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가 임박했다.
28일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종료일인 오늘 미전실 해체를 발표하고 서울 서초사옥에 있는 관련 인력들을 다른 장소로 이주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해체 발표시점은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을 일괄 기소한 이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미전실은 현재 전략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기획팀, 커뮤니케이션팀(홍보), 경영진단팀, 금융일류화지원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인원은 200여명이고 서초사옥 5개층(28, 38, 40, 41, 42층)을 사용한다.
200여명 모두 급여를 받는 소속 계열사가 있다. 곧 미전실 해체는 이들의 파견을 해제해 삼성전자 등 원적지로 돌려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단, 업무분장과 자리배치 등의 문제로 원적지 복귀가 아닌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대기발령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수뇌부의 재판에 대비하기 위해 법무 등 일부 조직은 유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측은 서초사옥에 모여있는 미전실 인력들이 어떤 식으로든 흩어진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미전실 해체 이후엔 그동안 미뤄왔던 사장단 및 임원인사와 계열사별 조직개편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미전실 소속 임직원들이 새로운 자리를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룹 차원 업무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서도 결정한다.
인사 시기에 대해서는 미전실 해체 직후인 3월 중순이라는 관측,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재판이 끝나는 5월말이라는 전망 등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인사 폭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를 비롯해 전체 임원규모를 줄여온 그동안의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전실 상당수는 삼성전자 소속이어서 삼성전자에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그룹은 경영성과에 따른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갖고 있다. 승승장구하던 임원이 한순간 옷을 벗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본격 칼자루를 잡은 2016년도 인사에서는 22개 계열사 중 절반이 넘는 12곳에서 임원 자리가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128명 줄인 것을 비롯해 삼성SDI(29명)와 삼성중공업 26명, 삼성디스플레이 15명, 삼성전기 14명 등 줄였다.
삼성은 임원 승진자수도 매년 줄고 있다. 연도별 승진자 규모는 2012년 490명, 2013년 501명, 2014년 485명, 2015년 476명, 2016년 353명 등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는 '삼성그룹' 차원의 행사는 대부분 폐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서초사옥에서 열리던 수요 사장단 회의, 연말 CEO 세미나 등이 사라지고 삼성그룹 홈페이지도 폐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던 신입사원 공채도 계열사별로 실시할 전망이다.
삼성측은 "미전실 해체와 관련해 당사자들에게도 구체적으로 공지된 바 없다"며 "발표가 나면 윤곽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