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소위 ‘정크’ 등급에 해당하는 미국 교도소 관련 채권으로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이 투자자들의 베팅을 부추기는 것으로 해석된다.
28일(현지시각) 지방채 시장 감독 기관인 지방채규칙제정위원회(MSRB)에 따르면 존스 카운티 교도소를 건축하기 위해 발행된 채권의 가격이 지난해 12월 12센트에서 최근 60센트까지 뛰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 등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대<사진=AP/뉴시스> |
윌러시 카운티 교도소가 발행한 채권 역시 지난해 말 8센트에도 못 미쳤던 가격이 최근 65센트를 뚫고 올랐다.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 지역의 2개 디폴트 교도소 채권 역시 최근 들어 상승 탄력이 뚜렷하다. 텍사스주 디킨스 카운티의 강제 수용소가 발행한 채권은 지난해 1~2센트에서 거래됐으나 최근 9센트까지 상승했다.
애리조나주 유마 카운티의 강제수용소 재금융을 위해 발행한 채권도 지난해 12월 40센트 선에서 움직인 뒤 최근 60센트까지 올랐다.
교도소에 대한 투자 열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1년 디폴트를 낸 존스 카운티의 한 교도소 채권 투자자 신탁은 3000만달러에 설비 인수 제안을 받은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교도소 관련 하이일드 본드의 시가총액은 11억달러 가량으로, 총 3조8000억달러에 이르는 지방채 시장의 지극히 작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 영역 밖인 이들 채권에 최근 ‘사자’가 몰려든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슬림 7개국에 대한 입국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미국 국토안보부는 불법 체류자의 체포와 감금, 추방을 대폭 강화한 이민법 세부안을 내놓았다.
발 빠른 투자자들이 정책 변화에 따른 투자 기회를 찾아 나서면서 지난해 말 액면 기준 10만달러의 텍사스주 윌러시 카운티 교도소 채권을 7650달러에 매입한 투자자들은 최근까지 약 6만달러에 이르는 평가차익을 올렸다.
존 바라쉬 ICE 데이터 서비스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정크 등급의 교도소 채권 시장은 빈사상태나 마찬가지였지만 최근 들어 회생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캐너코드 제뉴어티의 마이클 코데쉬 애널리스트는 “민간 교도소들이 시설을 확대할 수 있는 호기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