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유 기자] 신탁방식 재건축도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최근 재건축시장에서 각광받던 신탁방식이 그 동력을 잃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이미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에 뛰어든 곳들은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해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2일 국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부활되는 초과이익환수제가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도 적용 받는다.
이날 오후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가 임박했다.
그동안 조합이 아닌 신탁사가 추진하는 재건축은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년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이들 단지들도 환수제 대상이 된다.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지난 2006년 초과이익환수제가 도입됐을 당시 재건축시장이 상당히 침체됐었다"며 "지금은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기 위해 속도감 있는 신탁방식이 주목받고 있지만 내년 신탁방식도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게 된다면 굳이 신탁방식을 선택할 동기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에 시동을 건 여의도 시범아파트, 공작아파트 등은 이와 상관 없이 신탁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범아파트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와 상관 없이 신탁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조합과 시공사 등 내부갈등이 없고 구조가 투명하기 때문에 공정하게 재건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11월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 예비신탁사로 선정한 바 있다. 관리처분인가를 오는 2019년 2월로 목표하고 있다.
공작아파트 관계자도 "신탁사를 통하면 위탁수수료만 내면 되니까 오히려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며 "법이 개정될 것이라는 얘기는 현장설명회에서도 충분히 고지가 됐었고 초과이익환수제 적용과 별도로 신탁방식을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작아파트는 지난달 25일 KB부동산신탁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관리처분인가를 오는 2018년 하반기 중으로 잡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신탁방식 재건축이 결국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업 전 과정을 투명하게 할 수 있어 기존 조합 재건축방식에서 발생했던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아파트 소유주(75% 이상 동의)들이 부동산 신탁사를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 가능하다. 신탁사가 이들로부터 권리를 넘겨받아 재건축사업 전반을 추진하게 된다. 소유주들은 신탁사에 일정 수수료를 지급한다.
신탁방식은 재건축사업 추진위원회나 조합을 설립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조합원 간 분쟁. 비리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적고 그 만큼 재건축사업 완료 시기(약 1~3년)가 앞당겨질 수 있다. 초기에 정비, 설계, 시공 관련 업체를 선정해 재건축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박원갑 수석위원은 "신탁 방식 재건축은 사업기간을 줄이고 투명한 비용처리로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효용가치가 있다"며 "초과이익 환수제는 어차피 모든 단지에 적용되기 때문에 신탁 방식 사업이 환수제 때문에 위축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