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영향력이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특히 은행 등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최근 시장 관심이 주식 채권에서 대체투자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된 영향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주식 영업으로 발생한 수익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며 "장기적으로 대부분의 리서치센터가 주식 영업 중심을 벗어나 이 같은 방향으로 가게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 하금투·KB證, 영역 확대 시동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초 내부 업무회의에서 하나금융투자의 리서치 기능을 KEB하나은행과 하나생명, 하나자산운용 등 계열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확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올해 그룹 시너지 창출 주요 추진사항으로 리서치센터를 증권사에 국한하지 않고 계열사와 협업하는 안이 올라와 있다"고 밝혔다. 과거 간헐적으로 계열사를 지원하던 것에서 올해부터는 본격화할 계획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하나금투 리서치센터는 은행 PB들에게 시장과 업종 전망자료 등을 제공하고, 매달 열리는 상품 관련 협의회도 지원키로 했다. 또 은행 외 하나생명보험과 하나카드 등 자금운용을 하는 부서에 리서치 수요 발생시 하나금투 리서치센터가 '인하우스(in house)'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을 계열사로 두거나 모회사로 둔 증권사에서 주로 나타난다. 올해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가 된 KB증권 리서치센터 역시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인력을 확충해 KB금융지주 계열사 채권 운용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 신금투·NH證, 채권·IB등 지원 다양화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리서치 영역 확대를 시도한 곳은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각 지점에 시장 전망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IB와 계열사 자기자본 투자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금투는 3년전 CIB(기업투자금융)를 국내 처음으로 도입하며 리서치센터 영역 확대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리서치센터 주요 선임 연구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은행에 가서 근무를 할 정도"라며 "해외 IB(기업금융)와 PWM(PB+WM)센터 리서치 지원 등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역시 과거 합병(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이 완료된 이후부터 그룹 시너지 차원의 리서치본부 영역 확대를 본격화해 왔다. 최근에는 농협금융그룹이 활발히 뛰어드는 해외 인프라투자와 해외채권,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지원을 하고 있다는게 NH투자증권측 설명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PT중 그룹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며 "농협은행과 농협생보, 농협손보, 지역농협 등 전 계열사의 자금 운용조직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갑자기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리서치센터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형태에서 지점과 IB, 상품, 채권 등을 지원하는 쪽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업무량이 늘었고 이로 인한 애널리스트 이탈도 컸다"며 "다만 그룹 시너지 차원에서 앞으로는 이 같은 방향은 고착화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