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한송 기자]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 발전소 등 인프라금융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보험사 등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이 긴 자산을 선호하는 기관이 늘고 있고, 부동산 등 대체투자 영역에서 틈새시장을 찾는 증권가의 의지가 맞물린 트렌드다.
연기 내뿜는 석탄화력발전소. <사진=뉴시스> |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프로젝트금융본부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하는 1본부와 항공기, 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주력하는 2본부로 나눴다. 2본부 내에서도 대체투자, 인프라금융투자, 부동산투자 등 투자자산별로 그룹을 세분화 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해 4월 해외 발전소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개발업체에 있던 전문가와 회계사를 영입, 투자금융실을 만들었다. 이처럼 지난해부터 증권가에선 투자은행(IB) 내 관련 부서를 신설해 인프라금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한 대형증권사 IB 관계자는 "예전에는 은행이 주로 인프라금융을 주선했지만 최근 증권사가 발을 들이는 형국"이라며 "듀레이션이 길어 인프라투자에 대한 보험사 선호도가 높은데다 미국의 재정확대 정책, 오일가격 상승 등 증권사가 선호할 만한 동기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보험사에서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관련, 자산 듀레이션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예컨대 새 회계기준에 맞춰 500억원 투자 10건보다 5000억원 1건을 진행하는 것이 더 편하고 유리하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 게다가 해외 인프라투자의 경우 투자 기간이 길고 환 노출 등 변동성이 높다보니 은행보다는 구조화금융에 전문성을 갖는 자본시장 영역으로 넘어오는 추세라는 전언이다.
부동산으로 쏠린 대체투자 시장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우량자산을 찾기위한 증권사의 의지도 한 몫했다.
전응철 미래에셋대우 인프라금융본부장은 "부동산은 당국 규제나 경기상 힘들어질 수 있지만 에너지나 인프라는 국가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부동산을 대체하는 안정적 자산이 될 수 있다"며 "국내는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증권사들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에서 안정적이면서 우량한 자산을 찾아 상품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국내 프로젝트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가 관련산업 발전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서면서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 이상득 SK증권 PF팀 이사는 "국내 풍력에너지의 경우 정부가 가격을 20년 정도 보장해주기로 약속하면서 안정성이 높아졌다"며 "이에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군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