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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화장품 애간장…식품·의류도 긴장

기사등록 : 2017-03-0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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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업계 "현지생산·판매, 대안 시장 찾기 고심"
식품·의류업계 "당장 영향 없지만 상황 예의주시"

[뉴스핌=이에라 박예슬 기자] 중국의 사드(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소비재 기업들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에 힘입어 K-뷰티를 주도해왔던 화장품 업체들은 단체 관광객 규제라는 '최악의 카드'로 매출 직격탄이 예상된다. 중국에 직접 진출한 식품ㆍ의류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거리에 진열된 화장품 모습. <사진=뉴시스>

◆ "현지생산·판매, 대안 시장 찾기 고심중"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뷰티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조치 및 시장 동향을 일단 지켜보며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다수의 업체들은 현지 생산, 현지 판매 등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생산해 수입하는 제품들이 이전보다 까다로워진 중국의 규제로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지난해 말 이후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 제품 다수에 대해 서류 미비, 제품 불량 등을 이유로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중국 진출을 타진 중인 토니모리는 현지법인인 ‘메가코스화장품’의 생산지를 신설키로 하고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잇츠스킨도 모회사 한불화장품과 합병, 한불화장품의 중국 현지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내 유통 채널을 통한 현지 판매를 강화한다는 전략도 있다. 국내 한 뷰티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한국행 관광객 제한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중국 내 불매운동 등의 조짐은 없어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에의 과도한 의지를 줄이고 동남아, 중동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위험 부담을 줄이는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초 중동 유통기업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두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 중동시장 개척에 나섰다. 수 년 전부터 중동에 직원을 파견하며 시장조사를 진행해 온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정국’을 계기로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중동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기는 하지만 차이나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어 동남아 시장에도 지속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시장 성장률이 높은 지역을 발굴해 중국에서의 위기 요인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전했다.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없어 불안함을 호소하는 업계 차원의 목소리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별 업체가 ‘사드 정국’에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유관 부처들로부터 이렇다할 대책을 전달받지 못해 답답하다”며 “사드 대책 간담회도 진행했다는데 뚜렷한 대책을 제시했다기보다 단지 상황을 보고받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드 문제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관련 부처가 함께 논의해야 하는 복합적인 문제"라며 "각 업체들이 중국 수출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의 경우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중단에 따른 매출액이나 영업익 충격이 올해 기준 각각 9%, 13%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화장품 업종 내 브랜드 업종 면세점 채널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현지화' 식품·의류, "당장 영향 없지만, 상황 예의주시"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던 오리온이나 농심 등 식품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내 생산공장을 설립, 현지인 고용을 통한 직접투자 방식이라 당장 큰 영향은 받지 않고 있지만, 현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오리온은 중국 제과업계 2위다. 1993년 중국 현지 법인을 세웠고, 1997년 북경에 초코파이 생산공장을 세우며 중국 진출을 본격화했다. 오리온은 1만3000여명의 중국 직원 가운데 한국인 비중이 1%채 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현지화를 시켜왔다.

현지 라면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농심도 현지 법인에서 주재원 비중이 채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1996년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생산공장을 세웠고, 이후 칭다오와 선양에 잇따라 공장을 세웠다.

중국의 500조 패션시장을 공략하던 의류업체들은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년 넘게 중국 사업을 해오던 이랜드는 매출 규모로는 한국 기업 중 최대다. 1994년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 스코필드 로엠 프리치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중국 내 운영하는 의류 매장수만 8000여개다. 중국 법인 직원만 3만명인데, 이중 한국인 직원 수는 1% 정도에 불과하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지 직원들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2006년 중국에 진출한 코오롱스포츠는 중국에 200여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에는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근 중국 1위 아웃도어브랜드 안타와 합작하며 중화권 진출 본격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코오롱스포츠 측도 "현지 매장 분위기를 살펴봐도 다행히 부정적인 분위기는 없다"고 전했다.

에잇세컨즈 중국 매장을 낸 삼성물산과 한섬 '시스템옴므' 브랜드를 통해 올해 항주대하 매장을 오픈한 현대백화점그룹도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할 계획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제재가 어느정도 수준이 될지가 최대 관건"이라며 "한국산 전부를 불매운동한다면 그 어떤 업종도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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