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최유리 기자] LG전자가 'G6' 정식 출시를 앞두고 전작인 'V20' 출고가격 고민에 빠졌다.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할 우려가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 적자 탈출이 시급한 상황에서 섣부른 인하도 어려운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정식 출시하는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6'의 출고가격은 89만9800원으로 지난해 10월 출시한 'V20'와 같다.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친 구매가격은 6일 현재 SK텔레콤 최고 요금제(11만원) 기준 'G6' 64만9100원, 'V20' 69만6300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G6'를 선택하는 게 이득이다.
'G6'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퀄컴의 스냅드래곤 821을 사용했다. 이는 V20에 사용한 820보다 동작 속도를 높인 모델이다.
LG G6를 소개 중인조준호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사장 <사진=LG전자> |
또 'G6'는 'V20'의 특징인 하이파이 쿼드 댁(DAC)의 신형을 장착했다. DAC은 디지털 음성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게 변환하면서 정수기 필터처럼 잡음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아울러 'G6'는 'V20'에는 없는 구글의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했고 방수방진 성능도 새롭게 적용했다.
관련 업계는 G6가 정식 출시되면 V20에 대한 카니발라이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V20는 출시 6개월이 안된 현역인 만큼 LG전자 내에서도 카니발라이제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MWC 2017 현장에서 만난 미국법인 담당자는 "G6는 V20의 스펙을 계승해 강화한 제품으로서 V20의 괜찮은 분위기를 G6가 이어갈 수도 있으나 카니발라이제이션에 대한 우려는 잠재적으(potentially) 있다"고 진단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S7 및 S7엣지 출고가격을 이달 1일부터 최대 11만원 내린 상황이라 V20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위협받고 있다.
LG전자는 G6 공개 전부터 V20 출고가 인하를 검토해 왔지만 아직까지 결정한 내용은 없다. V20 가격을 내리면 G6 신규 수요가 V20으로 옮겨갈 수도 있어 고민이 깊다.
지난해 10월 V20 출시를 앞두고 'G5' 출고가격을 출시 6개월여만에 83만6000원에서 69만9000원으로 13만7000원 내린 바 있지만 올해 최대 과제인 스마트폰 사업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가격을 섣불리 내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MC사업본부는 작년 말까지 7분기 연속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G6 글로벌 판매 목표를 역대 G시리즈 최대 실적인 60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G6 판매량이 500만대를 넘어서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약 8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LG전자 홍보팀은 "G와 V 시리즈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라며 "V20 출고가격 인하 여부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G6에 대해 V20과 동일한 방식의 사은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G6' 구매고객은 블루투스 헤드셋인 ‘톤플러스(HBS-1100)’ 등 20만원 상당의 사은품을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9일까지 예약 구매하는 고객은 추가로 ‘1년 내 액정 파손시 무상 교체'와 ‘정품 케이스’ 등 25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