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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최대규모 임원인사..이재현 회장 장녀 내외도 승진

기사등록 : 2017-03-0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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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본격화ㆍ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도 반영

[뉴스핌=전지현 기자] CJ그룹이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33)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 회장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6일 CJ그룹은 부사장대우 7명, 상무 25명, 상무대우(신규임원) 38명 등 총 70명을 승진시키고 49명의 임원을 이동시키는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3~4년간 그룹의 위기상황을 겪으며 최소한 인사를 단행해 온 CJ는 이번에 신규 승진임원 규모를 대폭 늘렸다.

CJ는 정기인사를 통해 각각 ▲2013년 37명 ▲2014년 20명 ▲2015년 13명 ▲2016년 33명 신규임원을 내는 데 그쳤다.

앞서 CJ그룹은 이 회장이 사면되면서 지난해 9월, 기존 임원 50여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로 자리를 비운지 3년9개월만간 경영공백으로 보류됐던 기존 임원진들에게 대한 승진 인사로 역대 CJ그룹 정기 임원인사 중 최소폭이었다.

이후 CJ그룹은 당초 인사발표를 지난해 12월 초로 잡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검찰과 특검수사로 지연돼 왔다.  

◆3세 경영참여 발판 본격화, 장녀 내외 나란히 임원 승진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이 CJ그룹의 사면 후 진행된 첫 인사라는 점에서 향후 그가 그리는 '뉴CJ'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우선, 승진자 가운데 이 회장 장녀인 이경후(33)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도 포함, 3세 경영 참여가 본격화됐다는 점이 가장 주목된다.

신임 이 상무대우는 미국 콜럼비아대 석사 졸업후 2011년 CJ주식회사 기획팀 대리로 입사해 사업관리 및 기획 업무를 익힌 뒤 CJ오쇼핑 상품개발본부, 방송기획팀 등을 거쳤다. 현재 남편과 함께 미국에 거주하며 CJ그룹 미주법인 부장으로 일해왔으나, 이 상무대우는 남편인 정종환 미국지역본부 공동본부장도 상무대우로 동반 승진했다.

아들인 이선호 씨는 오늘 오후 진행될 예정인 부장급 이하 인사 발표 후 승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장녀가 임원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포문을 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씨 역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4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이 씨는 현재 CJ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인사교육과정 과장으로 재직중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공식경영 복귀 시기를 저울질 하는 이 회장이 '오너경영' 강화와 함께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경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새롭게 도약할 기회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그동안 경영 미복귀 이유로 꼽혀왔던 '건강회복'에 만전을 기하며 경영복귀에 대한 준비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해 대법원 재상고를 포기한 직후 광복절 특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그룹의 현안을 지속적으로 받아오면서도 여론 질타를 의식한 듯 복귀시점을 미뤄오던 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현재 3~4걸음 정도의 짧은 거리를 걸을 수 있을 만큼 건강이 호전됐고, 지난주에는 본격적인 유전병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장시간 비행이 가능할만큼 건강이 회복됐다는 점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즉시 공식적인 경영복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4년여간 누적된 부장급 이하가 대상으로 70여명의 대대적인 신임 임원(상무 대우) 배출했다는 점은 이 회장이 향후 공격적인 경영박차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CJ그룹은 상무이상 승진자 32명 가운데 12명이 해외지역본부 등 글로벌사업부문에서 배출, 해외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CJ는 올해 '그레이트 CJ' 비전 선언면서 지난해 대비 2배가 넘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액인 5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CJ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31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30조원대를 넘어섰고 올해 목표는 40조원으로 잡았음에도, 최근 3년간 오너의 공백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제대로된 투자나 인사를 단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2020년 매출 100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필수요소로 꼽히는 인수합병(M&A) 및 해외사업 투자에 대한 밑그림이란 평가다. 

다만, 이번 인사는 부진한 실적을 보인 계열사들의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철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업계 예상치를 빗겨 갔다. CJ그룹은 지난해 단행된 승진인사에서도 중점사업을 중심으로 ‘성과를 낸 곳에 보상을 준다’는 인사 원칙을 적용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3년간 부진한 성적표를 낸 CJ E&M, CJ헬로비전, CJ푸드빌에 대한 문책성 인사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CJ E&M은 최대 현안이었던 SK텔레콤과의 합병이 무산됐고, 실적도 제자리 뒷걸음질 치고 있는 중에도 총 9명의 신규 임원을 배출했다.

CJ헬로비전은 3년전과 대비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고, CJ푸드빌은 지난 2015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지만 각각 2명과 3명이 임원승진에 올랐다.

CJ 관계자는 “미뤄왔던 인사 및 조직개편이 진행했다"며 "분위기 쇄신을 통해 지난 수년간 정체된 그룹의 성장이 가속화되고 경영정상화 속도를 낼 수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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