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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수사결과 발표] 박영수가 밝힌 박근혜 대통령 ‘거짓말’ 5가지

기사등록 : 2017-03-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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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삼성합병, 완전히 엮은 것” vs 특검 “합병성사 지시”
朴 “崔 재단 모르는 일” vs 특검 “朴·崔 재단 함께 운영”
朴 “정유라, 어릴 때 봤다” vs 특검 “朴, 삼성에 지원감사”

[뉴스핌=황유미 기자]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던 90일 간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상춘재에서의 신년 기자간담회와 1인 매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혀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제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에 대해 "엮은 것",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사적 관계, 최씨가 한 일은 모른다" 등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특검 수사 결과는 달랐다.

◆ 거짓말1. 삼성합병 "완전 엮은 것. 누굴 봐줄 생각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 어디를 도와주라 한 것과 누구를 봐줄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도우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기업인 삼성이 외국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관심 있게 지켜봤을 뿐이라는 게 대통령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6일 발표된 특검 수사 결과에 따르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5년 6월 말 경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등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 전 장관은 이후 국민연금공단으로하여금 합병 찬성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특검은 수사 결과에 해당 대통령의 지시가 삼성의 뇌물 제공에 따른 대가성임도 명시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등에 관한 수사 결과보고에는 '최순실은 대통령과 공모하여 피고인 이재용으로부터 뇌물을 수수'라고 적혀있다.

삼성이 최씨 일가에 제공한 77억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20억원 모두를 대통령과 최씨에게 제공한 뇌물로 봤다.

또한 특검이 작성한 최순실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세 차례 독대하면서 최씨의 딸 정유라씨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지원을 부탁하고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돕겠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자리에 참석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거짓말2. "최순실이 한 일은 내가 몰랐던 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의 핵심은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관계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공식 발언을 통해 최씨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개인적으로 도움을 받은 사적인 사이' 등으로 규정해 왔다. 최씨가 벌인 재단 출연금 모금 활동이나 운영 등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특검은 미르·K재단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함께 운영했다고 봤다. 수사 결과 자료에 삼성의 뇌물수수자로 박 대통령과 최씨가 함께 명시된 것에서 알 수 있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1차 대국민담화에서 "취임 후에도 일정 기간 동안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으나 청와대 보좌체제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한 바있다.

하지만 특검 수사결과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특검에 제출한 제2의 태블릿PC에 들어있는 내용에 의해서다.

해당 PC에는 2015년 10월 13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의 말씀자료 중간수정본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시점을 보좌체제가 갖춰지기 전이라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 거짓말3. "최씨 모녀의 개명도 몰랐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25일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최씨 모녀와의 관계가 최근에는 소원했다는 식의 발언을 했지만 이 또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정씨를 언제 마지막으로 봤냐는 질문에 "어릴 때 봤다. 오래 전 얘기다. 전 정유연(정유라 개명 전 이름)으로 알고 있었다. 정유라인 것도 몰랐다. 개명도 이번에 알았다. 최서원(최순실씨 개명 후 이름) 개명도 이번에 알았다"라고 밝혔다.

정씨의 개명은 2015년 6월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이 최씨의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을 보면 2016년 2월 15일 박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 독대를 하면서 "정유라를 잘 지원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지원해 달라"고 부탁한다.

2014년 2월에 한 최순실의 개명도 몰랐다던 박근혜 대통령이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정유라씨 승마까지 챙긴 것이다.

박근혜(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1월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정규재tv 제공>

◆ 거짓말4. "문화계 외 인사 채용에 최씨 영향력 없었다"

박 대통령은 정규재TV에서 최씨의 인사 개입의혹에 대해 "없었다. 문화쪽이 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 수사결과 최씨는 대통령과 공모해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 승진에도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본부장은 최씨가 독일에 있을 때 부당 대출을 해주는 등 최씨 모녀를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씨는 미얀마 공적개발원조사업(ODA)에서도 이권을 취할 목적으로 삼성전자 임원출신인 유재경씨를 미얀마 대사로 임명하도록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김인식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이사장 임명 과정 역시 이와 동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 거짓말5. "특검 조사에 임하려 한다" 그러나 '대면조사'는 무산

박근혜 대통령은 정규재TV에서 "(특검) 조사에 임하려 한다. 일정이나 여러 부분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9일 청와대 경내에서의 조사 일정이 잡히기는 했으나 대통령 측은 관련 일정이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박영수 특검은 대면조사를 하기 위해 박 대통령 측의 요구를 거의 전부 수용했다고 했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 3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사실 처음에는 우리가 100% 양보했다. 그러니까 (대통령 측에서)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일정 누출로 청와대 측이 대면조사를 거부한 이후에는 "녹음·녹화가 아니라 녹음만이라도 하자, 녹음만 빼면 다 양보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장소, 시간 등 세부 조건을 대통령 측에 최대한 맞췄음에도 대면조사를 거부한 것은 박 대통령이 애초에 조사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차 대국민 담화에서도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특검 수사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조사는 성사되지 못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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