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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하는 금 시세…“트럼프 재정정책 구체화 vs 안전자산 매력” 팽팽

기사등록 : 2017-03-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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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온스당 1100~1300달러 vs 1300~1400달러 전망 갈려

[뉴스핌=김승현 기자]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1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던 국제 금값이 다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달러화 강세가 싫다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환율조작국 발언이 이어지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대표적인 금 투자 상품인 금펀드들은 연초이후 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앞으로의 금 시세의 추이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리는 모양새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달을 시작으로 미 연준(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이 뒤섞여서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지난 7일 국제 금 시세는 1온스당 1215.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4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다음날 1127.8달러까지 빠졌던 금값은 80여일만에 7.75% 올랐다.

이 같은 흐름에 금펀드들은 최근 단기적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운용중인 금펀드(11개)들은 연초이후 5.18%의 수익률을 거뒀다.

국제 금 시세 추이

금값은 달러화와 인플레이션, 글로벌 이슈에 따라 변동한다. 금값은 달러화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다른 나라 통화가 약해지며 구매력이 낮아져 금값은 떨어진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자산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헤지 수단으로 금 수요가 늘어난다. 세계적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오른다.

국제 금값이 반등에 성공한 것은 이와 관련한 미국발 이슈들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기자회견에서 1조달러 규모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지 않으며 불확실성을 높였다. 또한 중국 등을 환율조작국이라며 비난하며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됐다. 여기에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지지율 1위인 마린 르펜 후보가 프렉시트(프랑스의 EU탈퇴)를 주장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의 변화에 대한 분석은 대체로 일치하지만 전망은 다소 차이가 있다. 모두 불확실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어떤 요소가 더 영향을 미칠지에 방점을 다르게 두고 있어서다. 온스당 1100~1300달러를 내다보는 관점과 1300~1400달러를 예상하는 관점이 혼재하고 있다.

우선 금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관점은 미국의 재정정책 실행과 금리 인상 기조에 무게를 둔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경제회복 기대감이 높아져 금은 ‘트럼프 랠리’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중순부터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정책이 구체화될수록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국채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연구원은 “과거 금리인상 시기를 보면 실질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금 가격의 상승을 제한했다”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 인플레이션 속도에 따라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여 실질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미국 및 유로존의 CPI 와 금 가격 추이

반대로 금값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관점은 안전자산 선호와 인플레이션 상승을 근거로 든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기는 갈지자(之)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그의 당선 이후 한국, 일본, 유럽 주가지수는 미국을 따라 상승했고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는 하락했지만 달러화 강세 반대 발언 이후에는 시장이 엇갈리며 투자시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3차례의 달러화 강세와 인플레이션율 하락이 동시에 나타난 상황에서도 세계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 대두로 오히려 금 가격은 상승했다”며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정할수록 금의 안전자산 매력도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이 연구원은 “미국의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개월째 상승하며 미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대한 헤지 수요가 반영되지 못했다”며 “또한 금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상황이 양호하고 금 공급량이 줄고 수요가 늘어 금 자체 수급도 호전되고 있어 금 매수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조 우리은행 투체어스 잠실센터 부지점장은 “일반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지는 개념인데 최근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안전자산인 금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시기적으로 금 투자가 적절하느냐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괜찮다’고 보고 있으며 다만 단기간 차익을 노리기보다 장기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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