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김겨레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본격 추진 중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오븐레인지 생산공장을 짓기로 방침을 정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앨라배마,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등 5개 주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회사 홍보팀은 "협상 대상이 다섯 곳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투자 규모나 유력 지역, 생산품목 모두 정해진 것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내놓은 '검토 중'이라는 입장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앨라배마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을 후보지로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 당시 "설립 여부나 구체적인 지역 등은 확정된 바 없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가전 공장은 멕시코 생산 시설을 유지한 상태에서 신규 건설하는 방안, 멕시코 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멕시코 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설립 추진 중이며 3억 달러의 초기비용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북미 수출 전진기지는 멕시코 공장이다.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세탁기와 냉장고를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 집계결과 냉장고·세탁기·건조기·오븐·식기세척기 등 5대 가전을 합산한 매출기준 점유율 17.3%로 첫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월 인수한 고급 가전 브랜드 '데이코'로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준비도 마쳤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미국 가전 공장 신설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전자의 가전공장 설립 검토 소식에 '땡큐 삼성'이라는 트위터를 남기며 기정사실화 하기도 했다.
아울러 월풀이 미국 상무부에 삼성이 중국산 세탁기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췄다고 제소하는 등 현지 업체들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미국에 추가로 가전 공장을 지으면서 글로벌 생산 전략을 새로 짜는게 불가피하다. 멕시코 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경우 케파 유지의 장점은 있지만, 만만치 않은 이전 비용 등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스타트업인 퍼치를 인수했다. 퍼치는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게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가전 관련 솔루션을 개발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