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오는 17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올해도 관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청와대 정책실장,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역임한 백용호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이 회사는 그동안 꾸준히 관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LG트윈타워 <김학선 사진기자> |
지난 2012년 주총에서 법무부 차관 출신의 김상희씨를, 2015년 주총에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을 역임한 홍만표씨를 사외이사로 각각 의결했다.
LG화학은 대전지검 검사장, 서울 서부지검 검사장 등을 역임한 정동민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정씨는 법제처장 출신인 남기명씨에 이어 관가 출신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다.
남기명 사외이사는 지난 2010년 주총에서 신규 선임 후 2연임했다. 정동민씨는 지난해 레미콘 업체인 (주)동양 사외이사로 선임됐으나 오는 24일 주총에서 해임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기획예산처 기금운용평가단장을 지낸 박상수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 이 회사 역시 2013년 주총에서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 출신의 한미숙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등 꾸준히 관가·법조계 출신 인사를 올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미국 변호사인 표인수 사외아사를 재선임한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주총에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 서울고법 조정위원 등을 지난 윤용석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지주사인 (주)LG는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지낸 윤대희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 (주)LG에는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2심 변론을 맡은 바 있는 노영보씨도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주)LG는 지난 이윤재 대통령 비서실 경제비서관,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 한준호 전 중소기업청장 등 관가 인사들이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관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은 LG뿐만 아니라 제계 전반에서 이어져 온 현상이다. 이들은 대형 로펌 고문 등으로 재직 중인 경우가 많아 경영감시 역할보다 대정부 로비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경제개혁연구소 분석결과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평균 32.49%로 학계(30.3%), 재계(25.75%) 출신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법조계 관료를 포함하지 않더라도 관료 출신 비율은 2006년 19.25%, 2015년 22.77%로 증가한 반면 재계 출신 비율은 2006년 31.89%에서 2015년 23.63%로 감소했다.
LG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했고 기부금이나 출연·후원금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사례 등을 살펴보며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관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 선임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그동안의 관행에서 완전히 탈피하지는 못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LG측은 "사외이사 후보자들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로서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