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네덜란드가 터키 외무장관의 입국을 거부하면서 유럽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터키의 개헌 국민투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집회는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서 허용하지 않고 있고 프랑스에서도 우파 대통령 후보 르 펜이 터키를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
12일(현지시각)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네덜란드가 터키의 국민투표 지지 호소를 위해 입국하는 외무장관 비행기의 착륙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날 "네덜란드 정부가 마치 나치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같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회원국인 양국 간의 불화는 바로 유럽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덴마크가 네덜란드 편을 들면서 예정된 덴마크-터키 양국 수상회담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측은 "터키의 네덜란드에 대한 공격과 이번 회담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덜란드가 터키 차우쇼을루 외무장관 전용기 착륙을 막자 토요일 저녁에는 암스테르담 소재 터키 영사관 앞에서 1000여명의 터키인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주 독일에서도 당국이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의 연설을 허락하지 않고 함부르크 소재 터키 영사관 발코니에서 연설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서유럽에 나치가 살아있다"고 모욕적인 언사를 퍼부었다.
이번에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바나나 공화국"이라며 "이번 조치에 대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극우 대통령 후보인 르 펜도 프랑스내에서 터키의 개헌운동을 당장 그만둘 것을 요구하며 터키 비난에 가담했고, 이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독일은 이런 운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터키에서도 유럽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일요일 삼엄한 경찰들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이스탄불 네덜란드 대사관 지붕에 네덜란드 국기 대신에 터키 국기를 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독일에만 터키 유권자가 150만명이 넘고, 유럽 각국에 터키 유권자가 산재해 있어 유럽내의 긴장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