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경기도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첫 분양단지가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건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입지 성격상 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불구하고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을 마감해 '선방'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고덕국제신도시 흥행 비결은 청약조건에 제한이 없었던 점이 주효했다.
고덕신도시 첫 분양 단지인 고덕파라곤 분양관계자는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할 수 있다는 점과 1년뒤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는 조건이 수요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대형 개발 호재와 수도권 지역 마지막 신도시 분양 아파트라는 점도 흥행에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평택 고덕국제화도시는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 모곡동, 장당동, 지제동, 고덕면 일원 1340만㎡에 조성된다. 이곳에는 향후 5만6000여 가구(공동주택 기준), 14만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고덕 파라곤을 시작으로 고덕국제신도시에서는 ‘고덕신도시 자연&자이’(GS건설) ‘고덕국제신도시 제일풍경채센트럴’(제일건설) 분양이 이어진다.
고덕파라곤 조감도 <자료=동양건설산업> |
지난 8일 ‘고덕 파라곤’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597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2만9485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고덕신도시 첫 분양이 흥행에 성공한 것은 제한을 받지 않는 청약조건과 각종 개발호재가 주효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무엇보다 경기도 평택은 ‘11·3 주택안정’ 대책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계약 후 1년 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여기에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시 등의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거주지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수요가 몰렸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개발호재도 수요자들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공장은 부지면적 총 287만m²로 축구장 400개를 합친 것도다 큰 규모다. 오는 6월 가동되며 15만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돼 풍부한 배후수요로 꼽힌다.
수도권 지역 마지막 신도시라는 점도 '분양 흥행'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당분간 수도권지역에서 대규모 신도시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고덕국제도시는 한강 이북의 양주신도시와 함께 수도권 마지막 신도시가 된다.
이와 함께 시범단지 분양물량이란 점도 인기를 끌었다. 앞서 판교, 동탄, 위례신도시의 사례를 볼 때 분양권 웃돈(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 지난해 SRT(수서발 고속열차)가 개통돼 지제역에서 수서역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어 서울과 접근성이 향상됐다.
고덕신도시 분양 단지 세부 위치도 <자료=GS건설> |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지난해 쏟아진 평택 구도심 신규 아파트가 향후 분양하는 단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구도심에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는 미분양 물량도 많다. 평택이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유다. 이런 가운데 평택 고덕신도시에선 상반기까지 2529가구, 오는 2020년까지 5만 가구가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다.
가격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데 반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덕파라곤’의 3.3m²당 평균 분양가는 1410만원이다. 반면 평택시 평균 아파트 매맷값은 716만원으로 절반 수준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고덕신도시는 당장은 투자 수요로 분양이 잘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며 “집단대출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마저 청약을 꺼리는 상황에서 실수요를 비롯해 투자자들은 더욱 청약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