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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소매업계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
2008년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에서 초래된 금융위기와 흡사한 상황이 소매업계에 닥칠 것이라는 경고다.
JC페니를 필두로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이 장기간에 걸쳐 실적 악화에 고전하는 가운데 업계 전문가들과 월가 투자자들이 대규모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메이시스 <출처=AP> |
이미 발빠른 트레이더들은 대형 쇼핑몰이 입점한 상업용 부동산 건물의 대출 채권 하락 베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미국 소매 업체들이 대규모 영업점 폐쇄를 공식 발표했다. 신발 유통업체인 풋 록커가 올해 90개 점포를 닫기로 했고, 아동복 업체 칠드런스 플레이스는 200여개에 달하는 영업점을 폐점할 계획이다.
이 밖에 장기 경영난에 허덕이는 JC페니를 필두로 세계 최대 백화점 업체인 메이시스와 씨어스, 보석 유통업체 시그넷 등 크고 작은 업체들이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요주의로 분류되고 있다.
아마존을 포함한 온라인 쇼핑몰이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의 수익성을 깎아 내린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이외 각 업체의 비즈니스 구조에도 작지 않은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유통업계와 월가의 진단이다.
투자자들 사이에는 강력한 경고가 연초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헤지펀드 업체 더반 캐피탈의 데이비드 버만 대표는 배런스의 투자 칼럼을 통해 올해 소매업계에 디폴트와 파산이 연이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타겟과 콜스가 위태로운 상황이고, 씨어스 역시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버만 대표는 진단했다.
CNBC의 매드머니 진행자 짐 크래머 역시 투자자들에게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소매업계의 위기 상황이 주요 업체의 경영자들이 판단하는 것보다 거대하다는 것.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유통업계의 부동산투자신탁(REITs)가 올해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관련 업쳬의 실적 악화에 대규모 영업점 폐점이 이뤄지고 있고, 이로 인해 관련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이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관련 모기지 채권의 가격 하락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나선 것.
특히 4분기 실적이 악화된 유통업체가 입점한 건물을 담보로 한 상업용모기지증권(CMBS)가 이들의 타깃으로 집중적인 공격을 당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CNBS의 하락에 베팅한 숏포지션이 2월 말 기준 53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50% 급증한 수치다.
헤지펀드 업체 앨더 힐 매니지먼트를 포함해 투기거래자들이 소매업계의 신용위기를 강하게 점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관련 CMBS가 2008년 비우량 주택 모기지와 같이 버블 영역에 진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시와 같이 무질서하고 파괴적인 시장 교란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 채권 가격은 이미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킷에 따르면 BBB 마이너스 등급 CMBS가 1월 말 달러 당 96센트에서 지난주 87.08달러까지 떨어졌다.
마이클 야넬 갭스토우 캐피탈 파트너스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쇼핑몰 관련 CMBS의 손실 규모가 다른 업계에 비해 현격하게 상승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