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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유가 상승 베팅했다가 된서리

기사등록 : 2017-03-14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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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당분간 상승 모멘텀 찾기 어려워'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헤지펀드를 필두로 투기거래자들이 국제 유가 상승에 공격적으로 베팅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에 기대를 걸고 헤지펀드 업계가 파생상품 시장에서 유가 상승 포지션을 사상 최고치로 늘렸지만 정작 유가는 배럴당 50~55달러의 박스권에 묶였다가 48달러 선으로 밀렸기 때문.

바레인 유전 <출처 = AP/뉴시스>

미국 석유업계의 생산 증가에 원유 재고량이 사상 최고치로 늘어나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세계 유력 오일 트레이더 피에르 앙듀랑이 이끄는 헤지펀드 앙듀랑 커너디티 펀드가 지난 1~2월 사이 1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손실률은 8.5%에 달했다.

앙듀랑은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까지 상황은 크게 빗나갔다. 이 때문에 앙듀랑 커머디티 펀드는 연초 이후 헤지펀드 업계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3월 이후 유가가 추가 하락한 만큼 그가 기존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면 손실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주 사이에만 WTI의 낙폭은 9.1%에 달했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낙폭에 해당한다.

그 밖에 헤지펀드도 마찬가지다. OPEC이 감산 합의를 약 90%까지 이행하자 대다수의 투기거래자들이 유가 상승에 적극 베팅했다.

최근 파생상품 시장에서 투기거래자들의 WTI 상승 포지션은 50만건을 훌쩍 웃돌며 198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OPEC의 감산이 유가 강세에 불을 당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상승에 베팅한 헤지펀드 업체들이 눈덩이 손실을 떠안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내년 석유업계의 산유량이 하루 970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1970년대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웃도는 셈이 된다.

시장 조사 업체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시추 업체들의 유정 가동 수는 617건으로 2015년 9월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PVM 오일 어소시어츠의 스티븐 브레눅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원유시장의 ‘팔자’에 맞설 수 있는 투자자들은 지극히 드물다”라며 “유가 상승 촉매제를 찾기 어렵고, 하락 압박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 하락한 배럴당 48.40달러에 마감해 6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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