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사장님, 다음주에 다른 회사로 가기로 해서 이번주까지만 출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직장 생활 20년차 이 부장은 최근 회사를 옮긴 후, 이전 회사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퇴사와 창업 등을 고민해오다가 조건이 괜찮은 회사로 서둘러 이직했기 때문이다. 사직서 제출 후, 일주일만에 퇴사했다. 업무 인수인계를 물론 동료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황당해 하는 사장의 표정도 마음에 걸렸다.
이직이든, 유학이든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본인에게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퇴사하기로 했으면 멋있게 나가는 것도 회사에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멋있는 퇴사 방법은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 웃으며 헤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퇴사 의향을 직속 상사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퇴사 이유 및 퇴사 희망일 등 알려야 상사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고, 인력 충원 등 대처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에서 회사원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
1~2주일을 남기고, 촉박하게 퇴사를 알리면 회사는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다. 회사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1개월 전에 알리고, 회사와 조율해 퇴사 예정일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통 3~4주 정도의 여유기간이 요구된다. 직속 상사를 제외하고 인사팀에 퇴사를 신청한다면 직속 상사를 ‘엿’먹이는 꼴이 된다.
이 부장 사례처럼 일주일만에 회사를 그만둘 경우, 업무 마무리를 원할하게 하기 어렵다. 좋든, 싫든 한솥밥을 먹어온 동료들 아닌가? 이들이 받을 만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
또 ‘스펙’ 등 캐리어도 중요하지만 ‘평판’ 관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평판은 상사 뿐만 아니라, 부하 직원 등을 통해서도 흘러나오기 때문에 평소 품행 등을 유의하는 게 좋다.
서울 강남의 한 헤드헌터는 “최근엔 업무능력, 인성 등 평판 조회가 포괄적이며 매우 입체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전 회사에서 매너 있게 마무리하는 것은 직원으로서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
퇴사 후에 이직인지, 또 다른 삶을 살 것인지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퇴사하는 것은 폼날지 몰라도, 머지않아 회사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였던 이나가키 에미코는 그의 저서 ‘퇴사하겠습니다’를 통해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니다. 다만 ‘언젠가 회사를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 그것만큼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