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KT&G가 대체제로 부각되고 있는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에 떨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연일 매물 폭탄을 쏟아내는 가운데 외국인까지 수급 방향을 '매도'로 틀면서 주가가 급락세다.
KT&G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G 주가는 전일 4% 급락했다. 이날도 보합세로 출발해 장초반 소폭 하락세를 보이는 등 최근 4거래일째 약세 흐름이다. 전날 급락은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위협요인으로 인식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물량을 받아내던 외국인들까지 매도로 방향을 틀면서 주가가 약세다. 기관은 전일 350억원, 외국인은 40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은 지난 6일부터 지속적인 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2개월간 횡보세를 보여왔던 주가는 이 같은 수급영향을 받아 전일 급락했다. 좀더 길게보면 지난해 7월 13만원대에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주가는 10만원대가 깨지면서 9만7000원에 마감됐다.
한편 필립모리스가 일본에서 출시한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는 품귀 현상까지 보이면서 기존 담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내 아이코스 점유율은 작년 1분기 0.8%에서 4분기에는 4.9%까지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경우 가열식을 포함한 비(非) 궐련담배에 대해 '호기심' 단계는 넘어선 상황으로 판단한다"면서 "새로운 영역으로 인식, 건강 등 이슈가 더해져 가열식 전자담배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최근 점유율은 6~7%대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양일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코스의 일본 시장 점유율은 출시 이후 6.8%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일본내 아이코스 점유율 <자료=하이투자증권> |
최근 아이코스 이슈가 KT&G 주가에 타격을 준 이유는 한국 출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PMI(필립모이스)가 2월에 일본시장 내 공급 물량을 2배로 늘리고 3월초에 다시 생산량 확대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한국 시장 진출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PMI는 iQOS의 판매시장을 30~3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새로운 시장 중 한국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KT&G의 대응 방향에 대해선 "KT&G도 대응 제품을 내 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소비자 반응을 지켜보면서 하반기 이후 출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작년부터 전자담배 관련 전담팀을 구성해 준비하고 있다"라면서 "아이코스 관련해서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전자담배 출시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이코스 등장이 KT&G에게 어느정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최근 주가 급락이 과도하다는 견해도 있다.
손주리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코스 도입시 가격 경쟁력이 있다면 국내 권련 담배시장 축소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관련 우려는 주가에 기반영 됐으며 세제개정 의안 계류로 아이코스 도입시점 및 가격 경쟁력을 현시점에서 확정 짓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