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지난 16일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이 자신의 친정인 공화당에서마저도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의 첫 예산안이 그대로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0)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자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일부 공화당원들은 연방기관과 연방프로그램 예산을 광범위하게 삭감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제안을 공격하고 나섰다. 또 일부는 국방부 예산 증액이 충분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할 로저스 공화당 하원위원은 "예산 제안에서 너무 많은 삭감과 폐지가 이뤄졌다. 이는 매우 가혹하고, 부주의하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실망스럽다"며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예산안의 상당 부분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 상원의원도 "대통령의 예산 제안이 크게 수정되지 않은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예산 위원회 위원으로서 면밀히 우선순위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이번 예산안이 민주당의 반발을 반드시 불러올 것이라는 점에서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예상했다. 라울 라브라도르 의원은 "진보 진영은 비(非)국방 예산을 트럼프가가 원하는 정도로 냅두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들은 해외 원조 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 우려를 표했다. 외교 부문 예산이 축소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무기를 구입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국방비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인 맥 톤베리는 이번 예산 제안은 "(무기) 손상을 복구하고 군대를 재건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즉각적인 조처가 없다면 이 심각한 단점들은 악화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날 인터뷰한 어떤 공화당원도 백악관의 예산안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