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요즘 점심시간, 거리를 나서는 샐러리맨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볍다. 발걸음도. 식사 후 '아이스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3월. 22일 오늘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14도까지 오른다. 아침과 저녁에는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하겠다. 오늘 아침 서울기온은 2도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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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봄이라고 해서 항상 따뜻한 날씨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침까지 맑았던 하늘이 오후에는 금세 흐려지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기도 한다. 낮과 밤의 일교차도 10도 이상 벌어지는 건 예사다.
심한 날은 출근 길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며 때아닌 눈이 내린다. 매서운 꽃샘추위 때문에 '2월 바람에 김칫독이 깨진다', '꽃샘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속담도 있다.
꽃샘은 '꽃이 피지 못하게 바람신이 차가운 바람을 불며 샘을 부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봄철 날씨는 꽃샘추위부터 가뭄·높새·황사·강풍 등 다양하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를 두고 혹자들은 '여자의 마음' 같다고도 한다. 높새바람은 늦은 봄~초여름 동해에서 태백산맥을 넘어 불어오는 고온 건조한 바람이다.
하지만 이유없는 투정은 아니다. 봄철에는 한반도를 지배하는 큰 공기 덩어리가 없어 다양한 기류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기후학자이기도 한 이승호 건국대 교수(지리학)는 "겨울 강추위를 몰고오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봄이 오면서 세력이 약해지고, 중국에서 발달하는 고기압과 저기압이 한반도를 주기적으로 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늦봄이 되면 오호츠크해 기단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온대성 저기압도 빈번하게 우리나라를 지나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관계자도 "고기압은 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불어 나가기 때문에 따뜻한 남쪽 공기가 한반도로 몰려 오는 반면 저기압은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을 끌어오기 때문에 북쪽으로 물러난 찬공기가 유입된다"며 "이렇게 기압차가 커지면서 계절성 강풍이 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봄철에는 찬 기류와 따뜻한 기류가 수시로 만나기 때문에 대기가 불안정하고, 따라서 날씨가 급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봄철 일기도에는 수십개의 고기압과 저기압을 찍어야 하는 등 등압선이 복잡하기 때문에 예보도 쉽지 않고 틀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