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을 확인한 후 시장금리가 안정됐지만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망설이는 모습이다. 실적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3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은 한화(A0)와 LS전선(A+), 한진(BBB+) 세 곳에 불과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3월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에 결과를 확인하고 나서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때문에 한진이 수요예측을 진행한 8일을 기점으로 일주일동안 발행시장에 발을 들이는 기업은 없었다.
서울 시각으로 16일 새벽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을 확인하고 나서 기업들이 속속 수요예측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여전히 저조한 흐름이다. 16일 BMW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A+)의 10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제외하면 이날인 21일 GS E&R(A+)이 1500억원어치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각각 SK인천석유화학(A+)과 SK머티리얼즈(A+) 22일과 31일에 1500억원씩 수요를 맞춰본다.
일괄신고서를 통해 모집 매출하는 곳(신한금융지주,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을 제외하면 올해 3월 중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은 현재까지 7군데로 파악된다. 물량은 총 7800억원 규모다. 주주총회와 전년도 결산공시가 몰려있는 3월엔 회사채 발행이 저조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 규모가 적다. 2016년 3월엔 13개 회사가 1조365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43% 가량 물량이 줄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 등 대내외 악재가 산재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등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은 편이 아니다”며 “지금 이슈가 처리되고 나야 발행을 태핑(시장 수요자 조사)하려는 기업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줄 서 있는 기업들 역시 대거 오버부킹되기 보다는 발행예정물량에 맞춰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연초 자금집행이 많아 시장이 크게 강세를 보였다. 신용스프레드도 확대되는 등 현재는 가격조정 구간에 진입했다”며 “오버부킹 강도 역시 약해질 것으로 보여 대거 증액발행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