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목표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영란은행이 당장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사진=AP/뉴시스> |
영국 통계청은 21일(현지시각)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2.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3년 9월 이후 최고치로 1월 1.8%보다 상승 폭을 크게 키운 수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 1.8%를 웃돌았다.
이로써 영국의 소비자물가는 영란은행의 물가 목표치 2%를 뛰어넘었다. 앞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영국의 2월 물가상승률을 2.1%로 전망했다.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즉각적인 금리 인상으로 물가 상승에 대응할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특히 영국의 물가 상승이 주로 파운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에 기인했다는 점이 이 같은 진단의 배경이다.
시티인덱스의 캐슬린 브룩스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나오는 의문은 금리를 인상해 영란은행이 생활 수준을 보호하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냐"라면서 "현재 시장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단 30%로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새뮤엘 톰스 선임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월 CPI가 2013년 9월 이후 최대폭으로 오른 것은 MPC(통화정책위원회)가 예상한 것보다 수입 물가 충격이 영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CPI 인플레이션은 올해 평균 3%에 달할 것이며 연말 3.5%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톰스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에서 생성된 인플레이션보다는 파운드 절하를 반영한 것이며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는 조짐이 없기 때문에 (MPC의) 대다수 위원은 올해 기준금리 동결에 투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목표치를 넘어선 물가가 영란은행을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애버딘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시 투자 매니저는 "오늘 인플레이션 지표는 영란은행의 골치를 아프게 할 것"이라며 "그들이 당장 할 수 없는 것은 없지만, 영란은행은 금리를 국민투표 이전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