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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랠리 꺼진다’ 뉴욕증시 4가지 적신호

기사등록 : 2017-03-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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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지수 급등 및 연초 이후 美 증시 상대적 부진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22일 오전 04시32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교착 국면에 빠진 가운데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힘을 다한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주가 하락 리스크에 대한 헤지가 최고치 수준에 달했고, 투자자들의 밸류에이션 고점 진단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연초 이후 뉴욕증시가 최고치를 수 차례 갈아치웠지만 글로벌 주요 증시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확인돼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인 금융주의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도 증시 전반의 강세 열기가 식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블랙스완 지수로 불리는 CBOE 스큐 지수가 최근 153.32까지 상승했다.

이는 사상 최고치 수준이다. 블랙스완 지수의 상승은 S&P500 지수가 후퇴한 동시에 발생한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지수 상승은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 하락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요가 증가했다는 의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11 내외에서 지극히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셀 로즈 CBOE 이사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VIX가 바닥권에 머물고 있어 투자자들이 최고치 수준의 주가에 흥분하기 쉽지만 바꿔 말하면 VIX가 급등할 여지가 열려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주가 밸류에이션 고점을 경고하는 투자자들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어나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의 34%가 주가 고평가 진단을 내렸다. 이는 17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8일 대통령 선거 이후 S&P500 지수가 11% 뛰었고,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 역시 각각 14%와 13.6%에 달하는 상승 기염을 토했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주가가 급등한 데 따라 밸류에이션이 크게 치솟았다. S&P500 지수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18.3배의 주가수익률(PER)에 거래되고 있다.

다른 조건이 동일하게 유지될 때 수치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월가 애널리스트의 S&P500 기업 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9% 가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말 제시했던 전망치 12.3%에서 크게 하향 조정된 수치다.

2분기 역시 지난 해 말 10%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후퇴, 8%로 낮춰 잡았다. 3분기와 4분기 이익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9%와 14%에서 7.5%와 12%로 떨어졌다.

이익 전망치 하락은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월가의 실적 하향 조정이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에 해당하는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의 불발 가능성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커다란 적신호라는 지적이다.

연초 이후 미국 증시의 상대적인 부진도 앞으로 자금 유입이 위축,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이날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올들어 S&P500 지수가 7% 상승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와 일본, 호주 증시로 구성된 뱅가드 FTSE 선진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가 7.6%에 이르는 수익률을 냈다.

뱅가드 FTSE 이머징마켓 ETF 역시 같은 기간 13% 랠리하며 뉴욕증시와 간극을 크게 벌렸고, 뱅가드 토탈 월드 스톡 인덱스 펀드의 상승률은 7.5%로 2009년 이후 미국 대비 가장 큰 폭의 아웃퍼폼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조나단 골럽 RBC 캐피탈 마켓 주식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 주가 상승 동력이 친성장 정책에 대한 모호한 기대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점이 수익률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뉴욕증시의 금융주 약세도 트럼프 랠리의 후퇴를 반영하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은행과 보험을 중심으로 한 금융 섹터가 1.3% 하락했다. 연초 이후 수치를 보더라도 금융주 섹터의 상승률은 4.3%로 지수에 크게 뒤쳐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온건한 금리인상을 예고한 데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최근 좁은 박스권에 갇혔던 뉴욕증시는 이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장중 다우존스 지수가와 S&P500 지수가 0.8% 내렸고, 나스닥 지수도 1.3%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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