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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비교우위, 반도체는 중국 사드보복 '안전지대'

기사등록 : 2017-03-2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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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보복 중국 산업이 더 큰 타격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21일 오후 5시29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배상희 기자] "중국산 스마트폰에는 얼마나 많은 수입 부품이 탑재돼 있을까? 중국 A브랜드 스마트폰을 분해해보니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는 한국 삼성 제품이었고, 렌즈는 일본 소니, 중앙처리장치(CPU), 전원시스템 관리 집적회로(IC) 등은 미국 제품이었다. 중국 스마트폰 기술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지만, 이것이 중국 전자 산업의 현주소다" 

중국 전자산업 전문 매체 선전(深圳)시 스루이다(思銳達) 미디어 산하의 반도체 정보업체 피에에코(智慧產品圈)는 '한국 IC 칩 규제, 중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제목의 자체 기사를 통해 최근 중국 대표 SNS 서비스인 위챗(微信∙웨이신)에 올라온 이같은 내용의 게시물을 소개했다.

이 매체는 사물의 일부를 보고 전체를 미루어 알 수 있다는 의미의 '견일반지전표'(見一斑知全豹)라는 말로 이 게시물 배후에 깔린 의미를 시사하며, 한국산 IC 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것은 중국 스마트폰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을 드러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보이콧(불매운동)에 이어 수입 규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반도체 기술은 중국과 비교해 확고한 비교우위에 있으며, 이에 섣불리 규제에 나설 경우 중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내 반한(反韓) 기류 속에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드를 이유로 무턱대고 한국 제품을 억누르려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한국 메모리 반도체, 맞서기 힘든 기술 우위 

한국 반도체 기술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경쟁력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에 따르면 '2015년 전세계 반도체 기업의 매출 순위'에서 한국기업은 삼성과 SK하이닉스의 두 곳이 상위 5위권에 포함됐다. 2016년의 경우 삼성전자는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계 2위를 기록할 전망이나, SK하이닉스는 4위에서 6위로 소폭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리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가장 강점을 보이는 것은 메모리 분야다. 두 기업은 전세계 메모리 시장의 3분의 2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16년 3분기 통계에 따르면 삼성의 디램(DRAM)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50.2%, SK 하이닉스는 24.8%에 달했다.

같은 기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36.6%, SK하이닉스가 10.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산업 외에 집적회로(IC) 주문생산자방식(OEM), 자동차 전자장비 시장에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 최고 강자의 입지를 굳히고 있고, 종합반도체(IDM) 순위에서도 인텔, 대만 TSMC와 함께 3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종합반도체업계 순위란 메모리, 칩, 팹리스(설계 전문업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과 관련된 기업을 모두 총괄해 반도체 업계의 점유율 랭킹을 평가한 것이다.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등) 영역에서 삼성은 최고의 생산설비와 설계, 제조, 파운드리 산업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과 연계된 중소기업만 2만여 개에 달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설계, 제조, 베타테스트 등의 영역에까지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다만, 삼성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독점하고 있는 데다, 산업 분야 또한 메모리에 집중돼 있어 한계가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실제로 전세계 반도체 산업의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 비중은 35 : 65로 비메모리 분야가 높은 편이나, 한국의 경우 오히려 메모리 분야가 80%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비메모리 분야의 국산 자급율은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 중국 반도체 산업 급성장, 한국과는 여전히 격차 

중국 반도체 산업은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기술력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자급율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4년 6월 ‘국가 집적회로(IC) 산업 발전 요강’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향후 10년간 1조위안(약 163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발전 기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2020년까지 세계 선진국과 중국 반도체 기술의 격차를 좁히고, 반도체 관련 산업에서 나오는 수익을 연간 최소 20% 이상 창출하겠다는 것이 핵심 구상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은 창장삼각주(長三角), 주장삼각주(珠三角), 징진·환보하이(京津環渤海 베이징·톈진·스자좡 일대), 서부지역 시안(西安) 등 4대 반도체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상하이(上海)를 핵심 도시로 하는 창장삼각주 지역의 2015년 반도체 생산규모는 1792억4000만위안으로, 4대 반도체 핵심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주로 IC 미들∙다운스트림 업종에 집중돼 있는 창장삼각주에는 중국 IC 생산 및 베타테스트 기술 선진업체가 대거 몰려있다.

선전(深圳)이 핵심 도시인 주장삼각주 지역이 같은 기간 달성한 반도체 생산규모는 687억8000만위안에 달했다. 또 베이징과 톈진을 포함하는 징진·환보하이 경제권은 624억8000만 위안, 중국 시안은 505억1000만위안의 생산규모를 기록했다. 이 두 지역에는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로 유명한 SMIC와 삼성전자의 3D 낸드플래시 팹(공장)이 소재해 있다. 

◆ 한국 반도체 규제 시 중국도 적지않은 타격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메모리 시장 점유율을 고려할 때, 중국이 한국산 제품을 규제할 경우 중국 스마트폰 공장 생산의 80%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매체는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중국이 수입한 한국 부품과 재료 비중은 39.6%에서 50%로 늘었다. 특히, 중국은 한국 스마트폰 부품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서, 한국 스마트폰의 해외생산 규모가 늘면서 한국의 대중국 스마트폰 부품 수출액은 1.7% 증가한 75억1000만달러로 늘었다. 또 동남아시아 국가에 대한 수출액은 21억4000만달러로 2.9% 늘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외에 LG 또한 중국시장의 핵심 부품 공급상으로 스마트폰 액정화면, 메모리, 중앙처리장치(CPU), 카메라 등 핵심 마이크로칩과 부속품을 공급하고 있다. LG는 전세계의 75%에 달하는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삼성은 이 분야에서 전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매체는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고 설계, 제조, 베타테스트 등 전체 산업생산라인에서 눈에 띄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세계 선진국의 기술 수준과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 현황을 고려할 때, 머지 않아 중국 반도체 전 산업생산라인이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단숨에 이뤄낼 수 없는 것으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여러 제조업 분야에서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기술력을 턱밑까지 따라잡았으나, 유일하게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 부분이 전자산업 특히, 한국 반도체 분야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제품을 규제하기 보다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재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린다는 의미의 '도광양회'(韬光养晦) 전략이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국은 중국과 같은 거대한 시장이 필요하고 중국은 여전히 기술력 제고가 필요한 만큼, 중한 양국 산업간에는 거대한 합작 여지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두 국가가 함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다른 국가의 독점행위를 방어할 수 있다면서, 이것이 중국이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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