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한은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해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시스템 리스크도 증가했다고 말해 긴장의 여지를 남겼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양호한 상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안정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안정지수’는 2016년 하반기 이후 주의단계(8)를 계속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리스크 요인은 여전하다. 23일 금융안정회의 후 열린 설명회에서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 역시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안정을 유지했다"면서도 "최근의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된 가운데 가계신용 급증세를 비롯한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다소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2016년말 가계부채(가계신용 기준)는 1344조3000억원으로 전년말과 비교해 141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11.7%로 이는 예년(2010~2014년 평균 6.9%)을 큰폭으로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지만,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의 소득이나 신용, 자산 측면을 봤을 때 상위계층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위험가구의 부채 비중 및 규모,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고위험가구의 부채비중은 전체 가계부채에서 7.0%로 2015년(5.7%)에 비해 1.3%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가구의 부채규모도 62조원으로 2015년(46조4000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를 넘고, 부채/자산평가액비율(DTA)이 100%를 넘는 가구를 뜻한다.
다중채무자이면서도 저소득 또는 저신용인 차주를 뜻하는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2016년말 기준 78조60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약차주가 많은 비은행 가계대출의 증가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작년 비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13.8%(64조6000억원 증가)였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으로 가는 차주는 은행권에 비해 빈용도나 소득수준이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부담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부터 정식으로 연간 4차례 금융안정회의를 갖는다. 3월과 9월의 회의에서는 금융안정상황을 점검, 분석 평가한 내용을 논의하고 6월과 12월 회의에서는 금융안정상황을 점검하고 분석, 평가한 금융안정보고서를 심의·의결한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