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들이 국채 발행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올들어 발행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조달 비용이 더욱 오르기 전에 서둘러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을 반영했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23일(현지시각) 컨설팅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국채 발행이 82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5억달러에서 26% 급증한 것으로, 이 같은 추세라면 1분기 발행액이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이 밖에 중동과 유럽, 아프리카 역시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들이 미국의 금리인상이 추가로 이뤄지기 전에 자금을 조달하고 나선 결과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데이비드 호너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이 미국의 금리가 더욱 인상되기 전에 채권 발행을 서두르는 모습”이라며 “경상수지와 경제 펀더멘털 개선에 따라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진 것도 채권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시장 금리의 변동성이 상승한 데 따라 이머징마켓이 통화정책 변화에 신속한 대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또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충격이 가시면서 글로벌 채권 투자자들 사이에 신흥국의 인기가 한층 높아졌다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실제로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신흥국 채권시장에 29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주식시장 역시 140억달러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11월 예기치 않았던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로 인해 이른바 ‘트럼프 발작’이 확산되면서 신흥국 채권시장에서 260억달러가 빠져나간 뒤 이를 웃도는 규모의 ‘유턴’이 이뤄진 셈이다.
특히 최근 인도네시아가 만기 5년과 10년 국채를 각각 3.7%와 4.5%의 쿠폰금리에 총 30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것은 투자 심리 회복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평가받고 있다.
발행 금리가 지난해 3월 발행한 국채의 8.3%에서 대폭 떨어진 데 대해 투자자들은 높은 의미를 부여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가렛 레더 이코노미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금융시스템이 강화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