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이번 주 보수진영의 대선 본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서 기대와 흥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경선이 시작되었지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답보하거나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보수후보단일화가 막판 변수로 꼽히지만 이마저도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비판과 친박(친박근혜)계와 바른정당 간 앙금이 깊어 난항이 예상된다.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2017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자 경선토론에 참석한 김진태(왼쪽부터), 이인제, 김관용, 홍준표 예비후보가 토론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친박계는 자유한국당 토론회에서 연일 보수후보단일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만이 26일 TV토론회에서 "보수 연대를 하지 않으면 정권을 그대로 바치는 것"이라며 단일화를 외치지만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친박계 대표주자인 김진태 의원은 "당은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지 도대체 홍 후보는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보수 우파 민심이 다 넘어져 있는 상태인데, 이분들을 빨리 일으켜 당으로 집결시켜야지 다른 당에 손을 내밀면 되겠느냐"고 거들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결과만 성공하면 된다는 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들도 보수후보단일화를 두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25일 “범보수 단일화의 가장 큰 명분은 보수 후보가 국민의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으로 흩어지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라며 홍 지사와 맥을 함께 했다. 그러나 남경필 경기지사는 친박 청산 없이 단일화 하는 방안에 부정적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보수후보단일화에 적극적인 홍 지사와 유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양당의 후보단일화가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친박 청산'이란 전제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명분과 앙금 해소 모두 얻을 수 없어서다.
당장 친박계는 세 결집을 통해 당내에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정부수석비서관을 지낸 친박 핵심 김재원 전 의원이 경북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공천됐다. 당초 무공천 선언을 뒤집고 후보를 내기로 결정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 정국에 책임이 있는 분이라 공천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계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이처럼 친박계는 태극기 집회 참가자와 TK 열성 지지층을 자산으로 당내 발언권이 되레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친박 청산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보수후보단일화를 강행하더라도 '도로 새누리당'이란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서 분당 과정을 거치며 쌓인 앙금도 단일화의 화학적 결합을 저해해 효과를 떨어뜨리는 것 역시 고민이다. 이럴 바엔 내년 지방자치단체선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보수 쟁탈전'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각자도생(各自圖生)속에 `보수 세력이 공멸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마저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