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세월호가 침몰한지 1075일만에 참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가 바다 속에 가라 앉아있던 3년 동안 사회 곳곳에서 무분별한 의혹과 괴담들이 생성됐다.
26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바지선으로 약 3Km 떨어진 반잠수선에 선적된 세월호가 목포항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출입문, 창문, 구멍 등으로 해수와 잔존유를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검경은 합동조사를 통해 선사 측의 무리한 선체 개조와 과적, 조타수의 조타 미숙 등을 침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일부 국민들은 SNS를 통해 저마다의 의견을 펼쳤다.
사고 초기부터 ‘잠수함 충돌설’이 제기됐다. 해군 잠수함이 어떤 목적을 갖고 고의적으로 세월호와 충돌했다는 것이다. 세월호에 있던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적사항 파일이 발견되면서 ‘국정원 개입설’이 돌기도 했다.
바다 속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가 이같은 의혹들을 모두 해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 사고 전문가는 “외관상으로 보이는 부분은 녹이 좀 슬었고 부식 정도가 있을 뿐 크게 모습이 변한 것은 없다”며 외부 충격설을 부인했다.
다만 시민사회는 SNS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아니면 말고’ 식의 근거 없는 의혹제기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대학 교수는 “SNS는 쉽고 빠르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어 별다른 검증 없이 허위사실을 무분별하게 유포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은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편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언론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 토론회에서 “선정적인 언론들의 위력이 커지면서, 기존의 언론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이에 동조하면서 ‘세월호 사건’ 같은 사건 때마다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광우병사태', '천안함 폭침사건', '세월호사건'처럼 어떤 단체가 중심이 돼 유언비어를 생성하고 이를 정치쟁점화 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옆면이 23일 오전 6시 20분 바다위로 떠올랐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이후 1072일 만이다. <사진=해양수산부 제공> |
일각에선 이런 괴담이 쏟아져 나온 원인이 정부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사회평론가는 계속되는 의혹 속에서도 진상을 규명하지 않은 정부가 괴담을 더욱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영한 비망록 속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세월호 비판 여론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세월호 인양을 반대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있다. 정부가 무조건 의견을 막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