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이 개시된 가운데 뉴욕증시가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였다. 세금 인하안의 의회 통과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은 뚜렷한 호악재를 찾지 못했다.
국제 유가가 2% 이상 급등하며 2주간 최고치에 오르면서 관련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를 다소 고무시켰다.
월가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2.18포인트(0.20%) 내린 2만659.3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56포인트(0.11%) 완만하게 오르며 2361.1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22.41포인트(0.38%) 상승한 5897.55에 마감했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의 50조 발동으로 브렉시트 협상이 개시됐지만 금융시장은 대체로 차분한 움직임을 보였다.
공식적인 협상 시한이 2년으로 제한됐지만 실제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이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혁안의 의회 통과에 기대를 거는 한편 내달 중순 본격화되는 1분기 어닝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1분기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9.1%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에서 후퇴한 것이지만 여전히 2011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에 해당한다.
배런 카바노프 보야 파이낸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어닝 시즌이 개막될 때까지 주가는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1분기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를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기대했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 슈왑 트레이딩 부대표는 “이날 주가는 단순한 숨고르기에 해당한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투자자들 사이에 이미 묵은 재료에 해당하는 데다 경제 지표 개선이 주가의 가파른 하락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린 마르 트러스트의 어니 세실리아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관망하는 분위기”라며 “의회의 세제 개혁안 승인 여부와 1분기 실적을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며, 마침내 미국 경제가 정상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평가했다.
에반스 총재가 올해 말까지 1~2 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한 반면 샌프란시스코 연준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연말까지 세 차례의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가 발표한 지난 2월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전월 대비 5.5% 상승하며 112.3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며,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2.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제 유가가 2.4% 상승하며 배럴당 49.51달러에 거래된 가운데 마라톤 오일이 4% 급등했고, 체사피크 에너지가 8% 가까이 랠리했다. 셰브런이 0.8% 상승했고 엑손 모빌이 0.3%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강세 흐름을 탔다.
아마존은 전날보다 2% 이상 뛰며 874.32달러에 거래돼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월가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아마존의 소매업계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사자’를 부추겼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