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방글 기자] “중국이 우리 전기차 배터리를 안 쓰겠다고 하면 미국이나 유럽에 팔면 됩니다. 고객이 안 사겠다는 걸 어쩌겠어요.”
최근 만난 LG화학 관계자의 말이다. 경쟁사 대비 기술력이 좋고,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계속하고 있으니 중국의 사드 보복에 주저앉지 않다는 의미다. 전혀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한 그의 말투에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느껴졌다.
실제로 LG화학은 중국 난징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추가로 증설 중이다. 중국에 팔 물량이 아닌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사실 사드 보복으로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은 업종 중 하나가 전기차 배터리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자국 정부 인증을 통과한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중국 배터리 4차 인증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5차 인증 통과를 위해 인증기준을 강화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심사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중국기업과의 합작사업으로 사드 보복에서 자유로울 것 같던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BESK에서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처가 대부분 중국 현지 기업이었다는 게 발목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진짜 배경은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술력 부분에서 우월한 한국 기업을 규제해 그 사이 중국 기업의 먹거리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정치적 공세와 자국 기업 보호 조치에도 LG화학은 흔들리지 않았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GM을 비롯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둔 덕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뿐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LG화학이 투자를 더 늘리고 해외 고객을 더 찾겠다는 용기가 반갑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