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뉴스핌은 창간 14주년을 맞아 오는 4월 12일(수)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제6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을 개최합니다. <트럼프 시대, 글로벌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국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에 관해 주제발표를 맡은 ▲게리 허프바우어(Gary Hufbauer)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 ▲가와이 마사히로(河合正弘)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신제윤 국제금융협력대사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을 사전 인터뷰했습니다.
[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의 금융완화정책에 대해 미국은 이미 이해를 표한 바 있다. 무역협상에서도 일본이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합의 이상의 내용을 양보하진 않을 것이다. 일본은 끈질기게 미국을 설득할 것이다.”
가와이 마사히로(河合正弘) 도쿄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오는 12일 제6회 서울이코노믹포럼을 앞두고 뉴스핌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달에 있을 미일경제대화에 대한 전망을 이같이 내놨다.
미일경제대화는 지난 2월 미일정상회담에서 정례화에 합의한 것으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와 펜스 미국 부통령이 참석한다. 가와이 교수는 미일경제대화의 주요 논점으로 ▲거시경제정책(금융·재정정책)에서의 연대 ▲미일 간 무역의 틀 설정 ▲인프라, 에너지, 우주 등 다면적인 분야에서의 협력 3가지를 꼽았다.
가와이 교수는 이 중에서 ‘다면적인 분야에서의 협력’엔 양국이 쉽게 합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거시경제정책과 무역정책이라는 분석이다.
가와이 마사히로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 <사진=가와이 교수> |
◆ 아베노믹스에 드리운 암운...“일본은행 소통이 중요”
2013년 이후 일본 경제는 ‘아베노믹스’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성과에 대해 가와이 교수는 “아베노믹스 이후 명목성장률은 꾸준히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고, 실업률도 완전고용 수준에 가깝다”며 “지난 4년간 일본경제를 지탱해 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베노믹스의 앞날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정책의 토대가 되는 ‘엔저’가 지속가능할지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통화정책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각)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은 수년 동안 환율을 조작하고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일본을 직접 거론하면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가와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바라는지, 아닌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더 이상의 달러 강세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본은행에 금융완화정책을 전환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융긴축이나 미국의 감세·인프라투자 정책 등 달러강세를 야기할 재료는 많지만, 강세를 멈출 수단이 트럼프 정권에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환율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기 위해 일본에 정책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단 뜻이다.
하지만 가와이 교수는 미국 뜻대로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금융완화정책의 목표는 일본 인플레이션 목표 2%에 있다”며 “그런 점에서 트럼프 정권으로서도 일본은행의 정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월 미일정상회담 결과도 일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 측은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은 환율조작이 아니라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것’이라는 데 이해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와이 교수는 “다만 미국이 일본은행에 압력을 계속 가한다면 시장에서 일본은행의 정책이 지속될 수 없다는 심리가 퍼질 수 있다”며 “일본은행과 시장의 커뮤니케이션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 미국은 다시 돌아올 것…TPP는 여전히 의미있어
한편, 경제대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양국 간의 무역정책이다. 아베노믹스에서 TPP는 의미가 컸기 때문에 미국의 TPP 탈퇴 선언은 일본에게 큰 타격이다. 그런 만큼 향후 두 나라가 어떻게 무역의 틀을 만들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다자무역이 아니라, 양국 간 통상협정을 기본으로 하려는 방침이라 일본에도 양국 간 통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자무역을 협상하게 된다고 해도 TPP는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TPP 내용이 일본의 ‘최소 기준선’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은 미국과 TPP에서 합의한 내용 이상으로는 물러나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와이 교수는 미국이 빠진다고 해도 TPP는 발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장의 근저에는 미국이 보호무역에서 자유무역주의로 다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는 “언제가 됐든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TPP는 그 틀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일본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과 일-EU FTA, 한중일FTA 등 무역협상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봤다.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에는 “트럼프 시대에 한국과 일본기업간의 연대강화는 앞으로 더욱 필요성이 높아질 거라고 본다”며 “한중일FTA 체결을 위해 진지하게 교섭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