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규희 기자] 경기도 남양주에 사는 김수민(28) 씨는 매일 아침 광역버스 타고 잠실역에 내려 지하철로 갈아탄다. 아침마다 시간에 쫓겨 출근길을 뛰어다녔던 그는 최근 출근길에 여유가 생겼다. 그는 “아침마다 지하로 옮긴 버스환승센터에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출퇴근시간 잠실역 인근 교통상황은 아수라장이었다. 버스는 출퇴근 차량 사이에서 차선을 넘나들었다. 77개 버스에서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은 빠른 환승을 위해 횡단보도를 뛰어다녔다.
잠실역 지하에 위치한 '잠실광역환승센터' |
◆ 지하에 버스환승센터 ‘만성 교통 체증’ 탈출
잠실광역환승센터 개통과 동시에 이같은 현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잠실역 사거리를 지나는 버스와 송파대로, 올림픽로에서 회차하던 노선들이 지하에 있는 잠실광역센터로 들어오면서 잠실 일대 교통상황이 한층 개선됐다.
잠실역은 지하철 2호선과 8호선, 77개 버스노선이 거치는 대중교통의 요충지로 항상 교통혼잡을 겪는 곳이다. 롯데가 제2 롯데월드를 신축하면서 주변 지역 교통 혼잡을 감소시키기 위한 대책으로 2년 6개월간 13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했다.
잠실환승센터는 총 길이 371m, 총면적 1만9797㎡로 축구장의 약 3배 크기다. 서울시는 잠실역에서 출발하거나 종점으로 하는 광역버스 17개 노선을 환승센터로 모았다. 타원형 형태의 승강장에 운행노선별로 정차할 곳을 지정해 버스를 분산시켰다.
서울시는 잠실환승센터로 인해 지상 도로 교통량과 중앙버스전용차로 진·출입 시 주행차량 간 교차현상, 정류소 정차로 인한 교통정체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교통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도 교통 혼잡을 해결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총 82개 노선, 시간당 800여대 버스를 한 곳에서 처리하고 있다. 이전에는 버스 정류장 10개가 곳곳에 흩어져 있어 시민들은 교통혼잡 뿐 아니라 기차·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서울시는 여의도 환승센터, 청량리환승센터, 구로디지털단지역환승센터 등 총 22개의 환승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환승센터 확대를 통해 시민들의 편의를 개선할 계획이다.
서울역버스환승센터 |
◆ ‘환승 시간’, ‘사고 위험’ 두마리 토끼 동시에
지하철은 지하에서, 버스는 지상에서 달리는 게 통상적이었다.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이른 아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지하철역 계단으로 뛰어내려가야 했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해 뛰어야만 했다.
서울연구원은 '도시철도·간선버스 간 환승보행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서울시는 중앙버스전용차로로 운영되는 버스시스템과 9개 노선으로 이뤄진 도시철도 등으로 대표되는 두개의 대중교통시스템을 갖춘 도시지만, 두 수단 사이의 연계환승 시스템은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시 지하철역 77곳을 조사한 결과 버스·지하철 환승시간은 평균 6.7분으로 조사됐다. 출퇴근 직장인들은 하루 평균 13분을 길에서 허비하는 셈이다.
버스환승센터는 이같은 시민들의 불편을 한번에 해소했다. 지난해 12월 개통된 잠실광역환승센터는 버스정류소와 잠실역 지하철 2호선 간 환승시간을 11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버스정류소와 잠실역 간 환승거리가 최대 650m였으나 지하에서 바로 환승이 가능해지면서 이를 120m까지 줄일 수 있었다.
서울역환승센터도 평소 12분 걸리던 환승시간을 3분 이내로 획기적으로 줄였다.
서울시는 평일 평균 약 2만5000명의 시민들이 잠실광역환승센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민들에게 9분의 여유는 준 것이다.
서울시는 사당역 인근에 2021년 개통을 목표로 환승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당역은 지하철 2호선과 4호선이 지나고 경기도 과천, 안양, 의왕, 수원 등 광역버스가 종점으로 삼고 있어 '만성 교통 체증'을 겪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승센터 건립으로 도로 교통량이 감소하고 주행차량과 엇갈림 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광역버스환승센터' 버스 승하차 모습. 시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뉴스핌 Newspim] 김규희 기자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