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심지혜 기자 ] #홍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점장 A씨. 지역 특성상 외국인 손님이 많지만 영업에는 지장이 없다. 영어를 잘 해서가 아니다. 통번역 애플리케이션(앱) '파파고' 덕이다. A씨는 ‘영어가능 아르바이트생 급구’라는 전단지를 돌리는 길건너 치킨집을 보면 딱한 마음이 들 정도다.
이 사례는 가상이지만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이 번역에 적용되면서 완성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 앱 '파파고'를 3년 내 통번역 전문가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번역 글자수 200자 제한을 올해 상반기 중 풀고 연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중국어(번체), 베트남어 등을 추가해 지원 언어를 10개까지 늘린다.
이전의 번역 서비스들이 규칙 기반 기계번역 기술을 기반으로 단어를 해석하는데 그쳤다면 파파고는 문장 전체의 맥락을 먼저 파악한 후 어순, 의미, 문맥별 의미 차이 등을 반영하고 스스로 수정한 결과물을 제공한다.
김준석 파파고 리더는 “파파고가 100% 완벽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일상 회화는 커버하고 있다”며 “특히 일상 회화쪽 데이터 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네이버는 원어민 회화 수준을 100점 기준으로 할 때, 통번역 전문가 90점, 파파고 60점, 기존 번역 서비스들의 수준을 30점으로 보고 있다.
김 리더는 “파파고는 현재 60점 수준이지만 꾸준한 데이터 학습과 기술 고도화로 3년 내 80점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문가 수준은 또다른 기술적인 돌파구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파파고는 보다 세분화 된 일상 언어 커버를 위해 경찰서, 편의점 GS25 등과 제휴를 맺고 실제 사례를 학습 중이다. 많은 영역에서 쓰일수록 보다 섬세한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앱 내 '제휴 파트너' 메뉴에는 '경찰 회화' 등 상황에 맞는 문장들도 예시로 담았다.
또 파파고는 트렌드에 맞는 대화 지원을 위해 젋은 층 이용률이 높은 콘텐츠를 통해서도 학습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 중인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 ‘브이앱(V앱)’과 ‘네이버 웹툰’ 번역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트렌드에 맞는 표현이 많아 현재에 맞는 대화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나 말리지 마’ 같은 표현이 일반적으로 ‘Do not let me dry’라고 번역 된다면 파파고는 'Don't stop me'로 해석한다.
김 리더는 "파파고는 통번역이 필요한 순간, 가장 떠오르는 앱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 대표를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 받는 통번역 앱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