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차기정부에서는 신규 하우스푸어를 막고 기존 하우스푸어를 위한 정책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대신 주택대출은 지금보다 더 옥죌 전망이다.
이른바 ‘빚내서 집산다‘는 그동안의 주택경기 부양 정책은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대선주자 5인은 주택경기부양과 가계부채대책에 대해 세부해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하우스푸어를 줄이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
6일 각 대선후보 캠프측 입장에 따르면 부동산 대출규제 중심에 있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기준은 지금처럼 70%, 60%를 각각 유지하거나 더 강화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취약계층 ‘하우스푸어’에 대해서는 금리 조정, 파산 제도와 같은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우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주택대출의 숨통은 틔워 놓는다는 방침이다. 문 후보측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LTV·DTI를 완화해 가계부채가 폭등했기 때문에 우리는 LTV·DTI를 조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일괄적으로 규제하기보다 가계 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이 이뤄지도록 해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제1금융권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소득층 하우스푸어를 위한 대안으로는 중금리 은행이 제시됐다. 홍종학 정책위원장은 "지금 은행은 5% 내외 이자를 받지만 대부업체로 가면 이자율이 25~30%까지 올라간다"며 "10%, 15%대 중금리 이자율을 취급하는 금융사가 없는 게 문제인데 인터넷은행인 K뱅크처럼 저축은행을 비롯한 은행들도 10%대 중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하우스푸어가 생기지 않도록 임대주택을 값싸게 공급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문재인 캠프 담당자는 "결혼한 지 5년이 안된 모든 신혼부부가 임대료를 반값만 내고 살 수 있도록 완전히 새롭게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수도 획기적으로 늘려 혜택 못 받는 사각지대를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역시 LTV와 DTI같은 주택 금융규제를 완화하거나 추가로 강화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 측은 “지난해 10월 정부에서 DTI를 강화했고 최근 부동산 대출도 많이 꺾인 것 같다”며 “LTV·DTI 규제는 부동산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조정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LTV·DTI 비율을 유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대신 "1가구 2주택(이상) 보유자에 대해서는 부동산 거래세를 낮추되 보유세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들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을 위한 가계부채 대책을 별도로 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중 유일한 경제학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LTV, DTI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우스푸어에 대해선 "악성 가계부채의 경우 일방적인 채무 변제는 안 되지만 기존 워크아웃과 파산제도를 손질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주택담보증권 구매를 비롯해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도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출규제를 강화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심 후보는 "LTV·DTI는 금융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제인데 부동산경기 부양을 위해 쓰인 것이 문제"라며 "점진적으로 DTI를 40%까지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우스푸어 정책에 대해서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올 하반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상돼 저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빚내서 집 산 다주택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저금리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가계부채 증가 억제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권 부동산 관계자는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LTV, DTI 제도보다는 저신용자에 대한 '맞춤형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는 "이제 가계부채 총액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70%의 우량대출은 경제규모가 커지면 늘어나는 부분이기에 30%를 차지하는 취약계층 대출을 제3금융권이 아닌 제도권으로 들어오도록 '저금리 제도'를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