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강요에 의해 딸 정유라를 지원했다고 7일 밝혔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양재식(왼쪽) 특검보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변호인을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문강배 변호사. <사진=뉴스핌 DB·뉴시스> |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전자 전·현직 임원들의 첫 공판기일에서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조서에 기재된 박 전 사장의 진술을 들어 "최순실이 삼성그룹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칠까봐 최순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박 전 사장의 조서에 따르면 지난해 2015년 7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가 박 전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순실과 (당시)박 대통령은 친자매 이상의 친분이 있으며 대통령이 최 씨의 딸 정유라를 각별하게 생각한다"며 300억원 지원을 요구했다.
박 전 사장은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 단독으로 면담했을 당시 승마협회 지원을 크게 질책했다고 들었다"며 "최순실 측에서 겁박을 하면서 요청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을 30분 쯤 만났는데 15분 동안 승마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며 "이 부회장이 '신문에서 대통령 눈빛이 레이저빔 같을 때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사장은 또 이 부회장이 "나는 승마협회 내부 파벌 문제는 관심이 없다"며 "대통령이 화내면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앞으로 잘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미르 및 K스포츠재단 관련해 삼성이 출연한 경위는 다른 대기업과 하등 다를 게 없다"며 "현대차와 LG는 피해자고 삼성은 뇌물공여자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시기는 2016년 8월말”이라며 "그럼에도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의 존재를 미리 알고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을 줬을 것이란 예단을 갖고 수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