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성웅 기자] 검찰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9일 청구됐다. 특검에 이어 두번째 청구인만큼, 검찰은 우 전 수석 측의 반박에 철저히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우 전 수석은 '특수통' 법률전문가 검사 출신으로, 재차 기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영장 기각 시 불구속 기소를 예상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묵인 및 방조, 세월호 수사 외압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6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월 19일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당시 특검팀이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한 혐의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부당 인사조치 요구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진상 은폐 직무유기 ▲이석수 특별감찰관 직무수행 방해 등 11가지였다.
특검에서만 총 76명을 소환해 우 전 수석의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법원은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이 때문에 우 전 수석에 대한 비위의혹을 인계받은 검찰 특수본이 얼마만큼 보강수사를 진행했는지가 이번 영장 발부 여부의 관건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 6일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 전까지 50여명을 추가로 소환 조사했다. 이 중엔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경찰을 수사했던 현직 검사도 포함돼 있다.
육상 이송 준비 중인 세월호. <사진=뉴스핌 DB> |
검찰은 또 특검의 11가지 혐의에 더해 '스포츠클럽 감찰 계획 의혹' 등 추가 혐의 2~3가지도 이번 영장 청구서에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은 앞서 영장심사에서 적지 않은 혐의에도 특검과 법리공방에서 승리했다. 우 전 수석은 특검에 소환돼 조사받을 때에도 5시간에 걸쳐 자신의 조서를 외웠을 정도다. 그는 지난 6~7일 검찰 소환에서 3시간 넘게 조서를 검토했다.
만약 영장이 기각되면 검찰은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영장이 기각돼 사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지난 3월부터 한달 넘게 보강수사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7일을 수사 종료시점으로 보고 있어, 영장을 재청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1일이 유력하다. 결과는 다음날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