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광수 기자] '테슬라 요건' 상장에 대한 증권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도입키로 한 테슬라 요건은 적자기업이라도 뚜렷한 사업성을 갖추면 코스닥 상장(IPO)을 열어두기로 한 제도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나스닥 상장 사례에서 이름을 따왔다.
10일 한국거래소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세 곳이 연내를 목표로 테슬라 요건 상장을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풋백옵션(put back option)'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자기자본이 큰 대형사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 요건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 후 3개월간 주관사에 풋백옵션을 부여한다.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주관사는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 <사진=한국거래소> |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IT서비스 업체인 '카페24'와 상장 대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테슬라 요건을 활용한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공동 주관사엔 유안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선정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카페24외에도 테슬라 요건에 부합하는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고 계약단계에 들어선 곳도 있다"고 답했다.
삼성증권은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와 상장을 추진중이다. 다만 시장에 알려진 것과 같이 테슬라 요건을 이용해 상장할 지, 일반 상장절차를 밟을 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티켓몬스터측은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티켓몬스터와는 현재 상장 준비 초기단계"라며 "전자상거래인 티켓몬스터 외에도 전자나 자동차관련 부품업체 등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과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NH투자증권 역시 테슬라 요건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아나섰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여러 업체와 접촉중이고, 특정업체를 언급할만큼 진행된 것은 아직 없다"라며 "테슬라 요건 상장 1호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무조건 1호 상장을 하겠다는 식의 공격적인 진행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까진 한국거래소에 테슬라 요건 상장을 위해 접촉한 기업은 아직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테슬라 요건을 신청할 개연성이 있는 곳과, 대형증권사와 접촉한 업체 몇 곳이 파악되는 정도"라며 "(상장 청구서가 접수되면) 해당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정 업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명확한 비즈니스모델을 갖춘 곳이라면 어떤 업종이든 테슬라 요건에 해당된다"며 "테슬라 요건 1호 수혜기업과 주관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증권사 간 경쟁도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