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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권의 금융시장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월가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정치 바람이 불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이 미국의 공화당 혹은 민주당, 프랑스 대통령 선거 결과 등 정치권의 특정 쟁점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상품을 개발, 조만간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
일종의 테마주 또는 모멘텀 투자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투자자들의 정치적 지지 성향을 투자에 접목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품 등록 신청을 마친 ETF는 총 4개로, 공화당 정책 펀드와 민주당 정책 펀드, 미국 세제개혁 펀드 그리고 EU 붕괴 펀드 등이다.
상품을 개발한 운용사 이벤트 셰어스는 4개 ETF 모두 액티브형으로 운용된다고 밝혔다.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매니저들이 개별 종목을 직접 선별한다는 얘기다.
공화당 펀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전개되면서 자본 차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로 설계됐다. 이와 함께 민주당 펀드는 굵직한 정책 및 제도적 틀의 변화와 이에 따른 기업 수익성의 향방을 근거로 운용될 예정이다.
EU 붕괴 펀드는 영국에 이어 프랑스 역시 ‘독립’을 선언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포퓰리즘의 확산에 착안한 상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 기대가 뉴욕증시의 가파른 조정을 차단하는 가운데 세금 인하 펀드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 것인지 주목된다.
소위 정치 ETF를 놓고 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점차 짙어지는 세태를 반영한 움직임이라는 의견과 함께 상품 자체에 작지 않은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 회동 및 방송 인터뷰를 통해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헬스케어에 이어 중점을 둘 사안으로 세제 개혁을 꼽았다. 하지만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헬스케어 개혁안을 먼저 통과시킬 것이라고 언급, 지난해 대선 이후 투자자들이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세금 인하가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했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도 마찬가지.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와 달리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 같이 천문학적인 규모의 지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정치권에 베팅하는 ETF가 시장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지만 공격적인 투자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